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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위안부 문제' 끝나지 않은 전쟁

"끝내 원수 갚고 언니들께 갈 것" 이용수 할머니 위안부 추모식서 대구단체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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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시민단체 성토장으로 변한 추모식

"위안부 팔아먹은건 대구 단체도 마찬가지"

"윤미향 죄를 지었으면 벌을 받아야"

시민모임 "할머니 말씀 새기고 개선할 것"

6일 대구에서 열린 위안부 피해자 추모식에서 이용수(92) 할머니가 “30년간 이용해 먹어놓고 활동 한번 도와준 적 없다”며 대구 지역 위안부 단체를 강하게 비판했다.

최근 기자회견을 가진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해서도 “죄를 지었으면 벌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조선일보

6일 오전 대구 중구 희움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 2층에서 열린 대구경북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25인에 대한 추모식에서 이용수(92)할머니가 제삿상 앞에 꿇어앉아 위안부 문제 해결에 대한 각오를 밝히고 있다. 할머니는 이날 정대협을 포함해 대구 지역 위안부 지원 단체도 할머니를 돕지 않았다고 비판했다./이승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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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전 11시쯤 대구 중구 희움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역사관)에서 ‘2020 대구경북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추모의 날’ 행사가 진행됐다. 대구지역 위안부 지원단체인 ‘정신대할머니와함께하는시민모임(시민모임)’이 주관한 행사로, 대구경북 지역에서 사망한 위안부 할머니 25명을 기리는 자리다.

역사관 2층 야외공간에서 진행된 추모식에 이용수 할머니도 참석했다. 술과 과일, 파전 등이 올려진 제삿상이 차려졌고 제삿상 위에는 할머니 25명의 사진과 이름이 적힌 현수막이 걸렸다.

제사를 주관한 최봉태 변호사 다음 순서로 제삿상에 술잔을 올린 이용수 할머니는 말없이 두손을 모으고 기도했다. 이후 제삿상 앞에 마련된 방석에 꿇어 앉더니 별세한 할머니들을 향해 시민모임과 시민모임을 만든 최봉태 변호사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 할머니는 “우리를 20여년간 팔아먹은 저 악독한 변호사가 건방지게 술잔을 올렸다”면서 “시민모임은 내가 (위안부 활동을 위해)미국을 함께 가자해도 단 한번도 따라간 사람이 없다”고 했다. 지난 1997년 최봉태 변호사가 대구경북지역 위안부 할머니들을 돕기 위해 만든 시민모임 역시 할머니를 제대로 돕지 않았다는 비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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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대구 중구 희움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에서 열린 '대구·경북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추모의 날' 행사에서 추모식에 참석한 이용수 할머니가 먼저 떠난 할머니들을 떠올리며 말하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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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협의 회계 의혹에 대해서도 다시 목소리를 높였다. 이 할머니는 “위안부 팔아먹은 거 드러난 정대협, 시민모임, 이자들을 제거할 것”이라고 했다. 수요집회가 없어져야 한다는 입장도 재확인했다. 할머니는 “(어린 학생들이) 돼지 저금통 털어 갖고 오는 돈을 받고 위안부를 팔아먹은 정대협 행동이 다 드러나지 않았냐”면서 “나는 끝끝내 이 원수를 갚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교육관을 만들어 자라나는 청년들이 위안부 문제를 사죄받고 배상하도록 하는 주인공들이 되도록 할 것”이라며 “이걸 해결하고 하늘에 가야 언니들에게 말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할머니는 지난달 2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윤미향 의원을 두고 “윤미향이는 써온 거 줄줄줄 읽었지만 저는 그런거 없다. 생각한 얘기를 그대로 했다”면서 “정대협이 위안부 노래 부르면서 앞세워가지고는 일본한테 사죄도 배상도 하지말라고 막은 거 아니냐”고 했다.

시민모임 측에 대해서 “최봉태와 시민모임도 26년간 해먹어도 하나도 도와준 것 없다”고 했다. 시민모임 전 대표였던 이모씨를 언급하며 “6년간 대표를 맡으면서 미국 가자고 해도 바쁘다며 한번도 따라간 적이 없었다”고도 했다. 이 할머니는 눈물을 흘리며 위안부 시민단체들을 향해 “우리를 왜 또 팔아먹어요. 왜 팔아먹냐고 이 나쁜 사람들아”라며 격앙된 목소리로 비판했다. 흥분한 할머니를 측근들이 모시고 나가면서 이날 추모식이 끝났다.
조선일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2) 할머니가 6일 오전 대구 중구 희움역사관에서 열린 대구·경북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추모의 날 행사에 참석해 눈물을 흘리고 있다./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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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자리에 참석한 최봉태 변호사는 “30년간 시민모임 만들어서 할머니 문제를 제대로 해결도 못해드렸으니 악인이 맞다”고 했다. 시민모임 측은 이날 오후 발표한 입장문에서 “할머니의 말씀은 이사님들과의 개인적인 오해로 인한 것으로서, 소통으로 해결할 것”이라며 “할머니 말씀을 새겨 이번 사태를 점검할 것”이라고 했다. 서혁수 시민모임 대표는 이날 본지 통화에서 “그동안 할머니께 지원이 부족한 면이 있었던만큼 개선해나갈 방침”이라고 했다.

[이승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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