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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21대 첫 본회의 53년만에 與'단독개원'…의장 중재 원구성 회동도 평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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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장 여야 원내대표 7일 다시 만나기로

21대 국회 첫 본회의가 5일 개최돼 박병석 국회의장과 김상희 국회부의장이 선출되고 바로 산회했다.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은 국회의장 선출 투표에 참여하지 않고 전원 퇴장했다. 여당에 의한 단독 개원은 이번이 두 번째로 1967년(7대 국회) 이후 53년 만에 처음이다.

조선비즈

박병석 국회의장(가운데)과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왼쪽),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5일 국회 의장실에서 첫 회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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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는 이날 오전 10시 임시 의장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사회로 본회의를 개최했다. 개의 선언이 되자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의사진행 발언을 신청했다. 그는 "국회법에 보면 6월 5일에 첫 회의를 열고 의장단을 선출한다고 돼 있지만, 그 조항은 훈시조항"이라며 "오늘 임시의장께서 본회의를 열었지만 저희들은 여야 간에 의사일정 합의가 없기 때문에 본회의를 열 수 없는 상황이고 오늘 이 본회의는 적법하지 않다"고 했다.

통합당 의원들은 주 원내대표의 발언이 끝나자마자 본회의장에서 퇴장했다. 통합당은 이날 오전 의원총회를 열고 전원 참석 후 항의한 후, 퇴장하기로 했다. 뒤따라 김영진 민주당 총괄원내수석부대표가 의사진행 발언을 했다. 김 수석부대표는 "국회법에 임기 개시 7일 후 첫 본회의를 열고 국회의장단을 선출해야 한다"며 "법의 뒤에서 흥정하는 것이 정치인 양 포장된 과거의 잘못된 국회를 이번 21대 국회에서는 단호히 혁파해야 한다"고 했다.

의사진행 발언이 끝나자 여야 의원 중 최고령으로 임시 의장을 맡은 김진표 민주당 의원의 사회로 국회의장 선거가 진행됐다. 민주당과 정의당, 국민의당, 열린민주당, 무소속 의원 등 193명이 참석한 가운데 박병석 의원은 191명의 찬성으로 국회의장에 선출됐다. 박 의장의 사회로 이어진 국회부의장 선거에서는 김상희 의원이 재석 의원 188명 가운데 185명의 찬성으로 선출됐다. 헌정 사상 첫 여성 부의장이다. 야당 몫 국회부의장은 이날 선출하지 않았다.

박 의장은 취임사를 통해 민주당에게는 "2004년 열린우리당 시절 4대 개혁입법을 일거에 추진하려다 좌절되신 것을 잘 기억할 것이다. 압도적 다수를 만들어준 진정한 민의가 무엇인지 숙고하시기를 권고드린다"고 했고, 통합당엔 "국민들은 당의 입장보다 국익을 위해 결단했던 야당, 그런 야당에 더 큰 박수를 보내주셨다"고 했다. 그러면서 "소통합시다"라고 했다.

21대 국회 첫 본회의는 파행이라는 최악은 면했지만, ‘반쪽 개원’ ‘반쪽 의장단’이라는 비판까지 피하긴 어렵게 됐다. 김종인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굉장히 민주당이 나쁜 선례를 남겼다 본다"고 했다. 의총을 마치고 기자들을 만난 통합당 한 중진 의원은 '그렇다면 본회의에 왜 참석했느냐'고 묻자 "21대 국회 첫날부터 야당이 발목 잡는다고 하지 않겠는가"라고 했다.

여당의 사실상 단독 본회의로 21대 국회가 시작되면서 앞으로 여야 간 충돌이 예상된다. 통합당이 국회 본회의를 보이콧한 이유는 민주당과의 원구성 협상을 놓고 이견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국회 원 구성 협상에서 법제사법위원장 자리를 놓고 민주당과 통합당은 서로 차지하겠다고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 내에서는 18개 상임위원장 모두 단독 선출하겠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날 오후 박병석 의장이 여야 원내대표를 의장실로 초청해 "빠른 시일 내 (원 구성 등) 합의를 이루지 못하면 의장으로서 결단을 내리겠다"고 했다. 하지만 세 사람은 이날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오는 7일 원구성 협상을 위한 회동을 갖기로 합의했다. 한민수 국회 공보수석은 브리핑을 통해 "필요한 경우 의장과 양당 원내대표가 그 전에 비공식 만남을 가질 가능성도 있다"며 "의장께서는 두 당이 ‘내가 무엇을 양보할 수 있는가’를 고민해달라고 요구했다"고 했다.

김명지 기자(maen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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