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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4 (월)

환급받을 세금 수십만원 있다더니… 세무사 연결하는 ‘삼쩜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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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삼쩜삼이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환급을 제안하는 화면. 처음에는 새로운 환급금이 도착했다고 소비자들의 눈길을 끈 후 구체적인 액수도 제시하지만, 개인정보 이용 등에 동의하면 마지막에는 세무사무소를 소개하는 화면으로 넘어간다. /SNS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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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못 돌려받은 세금이 수십만원이나 되는 것처럼 연락을 하고 마지막에는 세무사 사무실만 연결해 주더군요.”

서울 송파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조모(43)씨는 최근 메신저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5월에 새로 생긴 환급금을 조회하고 돌려받으라”는 메시지를 받았다. 발신자는 세무 서비스 플랫폼인 삼쩜삼이었다. 삼쩜삼은 ‘40대는 평균 24만원을 환급받았다’, ‘나도 몰랐던 환급액이 이 정도일 줄이야’ 등의 문구로 조씨의 눈길을 끌었다. 그는 즉석에서 몇 분 안에 정확한 환급액을 알아낼 것으로 기대하고 개인정보 이용 등 삼쩜삼이 요구하는 사항에 모두 ‘동의’ 버튼을 눌렀지만, 마지막 단계에서는 세무법인 몇 곳을 소개하는 페이지로 연결이 됐다.

조씨는 “나중에 알아보니 삼쩜삼이 알려준 예상 환급액이 실제와 달랐던 경우도 많았더라”면서 “일단 납세자들의 관심부터 얻고 보자는 ‘낚시성 마케팅’에 당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세무 대행 스타트업인 자비스앤빌런즈가 운영하는 삼쩜삼이 과도한 마케팅으로 납세자들을 현혹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환급받을 돈이 없는 데도 “돌려받지 못한 돈이 조회가 됐다”는 메시지를 보내 허탕을 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또 조씨의 사례처럼 못 돌려받은 세금이 있는 것처럼 메시지를 보내 관심을 끈 뒤 세무법인을 연결하거나, 유료 가입을 유도한다는 불만도 계속 나오고 있다.

17일 자비스앤빌런즈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삼쩜삼 누적 가입자 수는 1900만명, 누적 세금 신고건수는 1000만건에 이른다. 삼쩜삼은 지난 2021년 서비스를 시작한 후 지금껏 빠른 속도로 성장해 왔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무리한 마케팅과 개인정보 침해 등 여러 논란을 겪었다.

블라인드 등 직장인 관련 커뮤니티에도 삼쩜삼의 제안대로 환급액 조회 서비스에 응했다가 별다른 소득을 얻지 못했거나, 되려 낭패를 봤다는 글이 여럿 공유되고 있다. 한 직장인은 “예상 환급액을 알려준 후 추가 서비스를 진행하려면 수수료를 내라고 했다”고 전했다. 다른 이용자는 “삼쩜삼에서는 환급을 받을 수 있다고 해서 돈을 내고 이용했는데, 오히려 나중에 추가 세금을 납부한 경우도 있었다”고 토로했다.

삼쩜삼의 과장광고, 개인정보 침해 등의 문제는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도 제기됐다. 당시 김희곤 국민의힘 의원은 “삼쩜삼이 고객 동의 없이 세무 대리인에게 넘긴 정보가 13만건에 달했다”면서 “고객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주민등록번호나 재산 목록 등 민감한 정보가 제3자에게 넘어간 셈이다”라고 비판했다. 같은 당의 김영선 의원은 “삼쩜삼이 세금 환급과 관련해 소비자들을 현혹하는 과장 광고를 일삼고 있다”면서 “환급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사람까지 이용을 유도해 불필요한 비용을 지출하도록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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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쩜삼이 카카오톡을 통해 보내는 마케팅 메시지. /카카오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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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쩜삼을 통한 세무 대리인 수임도 과거 논란이 됐다. 삼쩜삼의 가입 약관에는 세무 대리인 수임에 동의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는데,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제대로 이를 확인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특정 세무 대리인이 자동으로 선임된 것을 모르고 있다가, 연말정산 등을 통해 국세청 홈페이지에 접속한 후 뒤늦게 알아차리는 경우가 많았다. 다만, 지난해 5월부터 삼쩜삼의 세무 대리인 수임 동의는 폐지됐다.

금융 시장에서는 삼쩜삼이 숱한 지적에도 무리한 마케팅을 지속하는 것은 최대한 신속히 덩치를 키우고 증시 상장을 통해 투자 수익을 거두려는 목적 때문이라는 해석이 많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제대로 수익 창출의 기반을 만들지 못한 상황에서 마케팅을 통해 소비자들을 끌어들이는 방식으로는 성장이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삼쩜삼은 올해 초 코스닥시장 상장을 추진했지만, 한국거래소의 승인을 받지 못했다. 한국거래소는 삼쩜삼이 한국세무사회와 갈등을 겪고 있는 데다, 사업 모델도 지속 가능한 성장을 확신하기 어렵다는 점을 들어 상장을 허가하지 않았다.

진상훈 기자(caesar8199@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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