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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5 (화)

태안 신진도에서 조선시대 수군(水軍) 군적부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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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수군 주둔지 안흥진성 인접 신진도의 고가 벽지로 사용

주민이 신고

CBS노컷뉴스 권혁주 기자

노컷뉴스

태안군 신진도 고가에서발견된 조선시대 수군 군적부. 벽지로 사용된 것을 주민이 발겨내 신고했다.(문화재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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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후기 수군(水軍)의 명단이 적혀 있는 군적부가 지역주민의 신고로 발견됐다.

문화재청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4일 충남 태안 안흥진성 인근 신진도 고가(古家) 벽지에서 조선 후기 수군의 명단이 적혀 있는 군적부를 지역 주민의 신고로 발견했다고 밝혔다.

발견된 수군 군적부는 고가(古家)의 벽지로 사용된 상태였다. 군적부(軍籍簿)는 군역의 의무가 있는 장정(壯丁) 명단과 특징을 기록한 공적 문서다.

군적부는 조선 후기인 19세기에 작성된 것으로 보인다. 군적부는 안흥진 소속 60여 명의 군역 의무자를 전투 군인인 수군(水軍)과 보조적 역할을 하는 보인(保人)으로 나누어 이름, 주소, 출생연도, 나이, 신장을 부친의 이름과 함께 적었다.

수군의 출신지는 모두 당진현으로 당시의 당진 현감 직인과 자필로 서명한 수결(手決)이 확인됐다.

해양문화재연구소는 군적부에 대해 "수군(水軍) 1인에 보인(保人) 1인으로 편성된 16세기 이후 수군편성 체계를 실질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문서"라고 평가했다.

또 국가에서 관리하던 문서가 수군 주둔지역의 민가에서 발견되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며 이 군적부의 용도는 작성 형식이나 시기로 미루어 수군의 징발보다는 18~19세기 일반적인 군역 부과 방식인 군포(軍布)를 거두어 모으기 위한 것이 주목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일대에 주둔했던 수군은 고려 후기부터 조선 시대까지 이어졌던 왜구의 침입을 막고, 유사시에는 한양을 지원하기 위한 후원군 역할을 했다.

특히 수군의 중요한 임무 중 하나는 우리나라 최고의 험조처(물살이 빠르고 항해가 어려운 바다)인 안흥량 일대를 통행하는 조운선의 사고 방지와 통제를 하는 것이었다.

안흥량은 태안 앞바다 일대 신진도와 마도, 관장목을 연결하는 물길이 험한 구역이다.

군적부와 함께 판독이 가능한 한시(漢詩) 3편도 발견됐다. 당시 조선 수군이거나 학식을 갖춘 인물이 바닷가를 배경으로 수군 부대의 풍경과 일상을 표현한 것으로 추정된다.

해양연구소는 "충청 수군 군적부는 현재까지 서산 평신진(平薪鎭) 수군 군적부 외에는 알려진 것이 없어서 이번에 발견한 자료는 희귀성이 높다"며 " 더구나 수군이 주둔했던 현지에서 이름, 나이, 주소, 출생연도 등이 상세히 기재된 문서라서 앞으로의 조선 시대 수군연구에 중요한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유물은 5일 오후 1시 국립태안해양유물전시관에서 열리는「태안 안흥진의 역사와 안흥진성」 학술세미나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문화재청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이번 안흥량 일대의 신진도 고가에서 출토된 군적부를 계기로 삼국 시대 이후 전략적인 요충지였던 안흥량 일대에 넓게 분포한 수군진 유적과 객관(客館, 국외 사신을 영접하던 관청 건물) 유적의 연구와 복원 활용에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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