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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시위대는 적이 아니다” 미 예비역 장성들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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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합참의장 등 우려 표명

일부 주, 주방위군 요청 거부

9일 플로이드 장례식 예정

[경향신문]

경향신문

지난 1일(현지시간) 미국 수도 워싱턴에서 헬기 한 대가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의 사망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대 위쪽으로 낮게 날고 있다. 워싱턴 |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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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수도에 공격용 헬기가 떴다. 국방부의 주방위군 ‘파병’ 요구를 여러 주가 거부했다.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 데릭 쇼빈의 가혹행위로 사망한 사건을 계기로 촉발된 인종차별 항의 시위가 일주일 넘게 이어지는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시위대와의 전쟁’은 또 다른 갈등을 부르고 있다.

마틴 뎀프시 전 미군 합참의장은 2일(현지시간) 트위터에 “미국은 전쟁터가 아니고 우리의 적은 시민이 아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몇몇 예비역 장성들도 시위대를 국가의 적처럼 몰아가는 트럼프 정부에 경고의 목소리를 냈다.

전날 소셜미디어에는 복수의 헬기가 워싱턴 상공에 떴으며 최소 한 대는 미군 공격용 헬기 블랙호크로 보인다는 글들이 올라왔다. 더힐 등은 라코타 기종이나 블랙호크 기종으로 추정되지만, 블랙호크인지는 국방부가 확인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블랙호크는 아프가니스탄전쟁 등에 투입됐던 대표적인 공격용 헬기다.

워싱턴에 헬기가 뜬 날 트럼프는 교회에 가서 “미국을 지키겠다”며 사진을 찍었다.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과 마크 밀리 합참의장도 동행했다. 밀리 합참의장은 군 작전 때 입는 위장복을 입고 나와 논란을 빚었다. 앞서 에스퍼 국방장관이 “전쟁터를 장악할 필요가 있다”고 말해 비난이 빗발치던 상황이었다.

현재 미국 전역에서 시위 진압에 동원된 주방위군은 약 2만명으로 이라크·시리아·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 규모와 비슷하다고 CNN은 보도했다. 워싱턴에는 1300명 넘는 주방위군이 투입됐으며 1500명이 더 배치될 예정이다. 하지만 버지니아, 뉴욕 등 민주당 소속 주지사가 있는 주들은 워싱턴에 주방위군을 보내달라는 국방부 요청을 거부했다.

주방위군은 미국 연방제도의 역사가 만들어낸 독특한 예비군 병력이다. 50개주와 수도 워싱턴, 괌, 버진아일랜드, 푸에르토리코를 합쳐 총 54곳에 있으며 규모는 45만명에 이른다. 평소에는 일반인과 똑같이 지내다가 필요한 경우에 동원된다. 조지 W 부시 정부 때인 2007년에는 연방정부가 주지사의 동의 없이도 주방위군들을 동원할 수 있게 했다.

그러나 시위대와의 전쟁을 벌이는 것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다. 뉴욕타임스는 “현역군과 예비군 40% 이상이 유색인종”이라며 이들이 진압명령에 당혹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2일 공개된 로이터·입소스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의 64%가 이번 시위에 공감한다고 응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시위 대처에 대해서는 55%가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워싱턴의 시위는 강도 높은 통제와 진압으로 다소 잦아들었고, 대도시들의 폭력·약탈도 줄어드는 분위기라고 AP통신 등은 전했다. 그러나 4일부터 미니애폴리스 등지에서 플로이드 추모행사가 이어질 예정이고 9일에는 플로이드의 고향인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장례식이 열리기 때문에 이때까지는 시위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구정은 선임기자 ttalgi2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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