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G7(주요 7개국) 정상회의 참가국을 한국, 러시아, 인도, 호주 등을 포함해 11개 혹은 12개로 늘리자고 제안한 데 대해, 관련 국가들이 제각각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정 국가를 콕 집어 반대하기도 했다.
/삽화=임종철 디자인기자 |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2일(각 현지시간) EU(유럽연합)는 대변인을 통해 '러시아'에 대해 반대 의사를 밝혔다. EU는 G7 정상회의에 게스트로서 참여하고 있다.
EU는 "러시아가 달라질 때까지 참가 논의는 미뤄야 한다"면서 미국이 이번 회의 의장국이지만 회원 구성을 바꿀 권한은 없다고 강조했다.
러시아는 원래 G8 회원이었지만 2014년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강제 병합 문제로 제명됐다. 현재 남은 7개국은 미국, 캐나다,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일본이다.
러시아 재가입에는 영국, 캐나다도 공식 반대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지난 31일 "러시아는 지속적인 국제규범 경시 태도를 보여왔다"며 이같이 말했고,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실도 "공격적이고 불안정한 행동을 멈추지 않는 한" 러시아가 포함되는 데 반대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초청을 받은 호주는 스콧 모리슨 총리가 "공식 초대를 환영한다"고 했다. 다만 총리실 대변인은 현지 호주파이낸셜리뷰에 "러시아에 대한 호주의 입장은 잘 알려져 있다"고 해 러시아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보였다. 지난 2014년 7월 말레이시아항공 소속 MH17 여객기 추락 사건으로 호주는 자국민 38명을 잃었고, 국제조사단은 러시아군 미사일에 항공기가 격추된 것으로 결론내렸다.
러시아는 중국을 정상회의에 포함시키기를 원한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2일 자국 매체 러시아투데이에 "중국 없이는 어떤 중대한 글로벌 의제도 현실화가 불가능하다는 게 명백하다"고 말했다. 크렘린궁은 이번 미국의 제안에 대한 자세한 정보가 더 필요하다며 공식 반응은 자제했다.
일본은 한국이 초청을 받은 데 대해 신경 쓰는 모습이다. 2일 요미우리신문은 한국이 G11로 참가할 경우 아시아 유일의 G7 정상회의 참가국인 일본의 존재감이 옅어질 것"이라는 외무성 간부의 평가를 전했다.
앞서 지난달 30일 트럼프 대통령은 G7 정상회의를 오는 9월로 미루자면서 한국 등 4개국을 초대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G7이 "매우 구식(Outdated)"이라고 하기도 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제안은 중국을 견제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일 밤 트럼프 대통령과 15분간 전화통화를 갖고 "G7체제의 전환에 공감한다"면서 브라질도 포함시켜 'G12'가 되는 것이 적절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김주동 기자 news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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