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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2 (토)

코로나19이후 미지의 세계, 일상으로 돌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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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염호기 서울백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COVID-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위기에서 언제 벗어날지 앞이 잘 보이지 않는다. COVID-19가 무서웠던 것은 잘 몰랐기 때문이다. 잘 모르는 것은 위험하다. 지난 연말에 상영된 '겨울왕국'(원제 Frozen II) 영화 생각이 난다. 주제가는 '미지의 세계로'(Into the unknown)이다. 주인공 엘사는 위험을 무릅쓰고 나라를 구하기 위하여 미지의 세계로 달려간다. 우리의 삶과 건강을 위하여 COVID-19 이후의 잘 모르는 미지의 세계, 일상으로 돌아가자.

우리가 알게 된 COVID-19은 이렇다. 전염력이 강하다. 감염률은 국가마다 다르다. 사망률은 높은 감염률에 비례한다. 의료체계가 감당할 수 없을 때 감염과 사망률이 증가된다. 젊은이에게 사망률은 0.1%이지만 고령에서는 10~20%대를 보인다. 우리나라 사망률은 2.4%대이다. 국내에서 91만건 검사 후 확진된 사람은 1.3%이다. 우리나라 감염 재 생산지수는 0.58로 감소추세이다. 비록 이태원 사건으로 2.5로 증가되었지만 집단 감염형태이다. 사망률은 낮지만, 홍역은 감염지수 12~20으로 알려져 있다. 세계적으로 알려진 COVID-19 사망률은 5%이지만 SARS(사스)는 10%, MERS(메르스)는 35%, Ebola(에볼라)는 50%를 넘는다.

COVID-19 감염에서 가장 효과적인 방어책은 마스크이다. 마스크는 타인으로부터 감염을 예방한다. 감염자로부터 전염도 차단한다. 환자와 접촉자가 모두 마스크를 한 경우 감염률은 현저히 떨어진다. 일주일이나 COVID-19 환자가 병원에 입원했지만 수백 명의 환자와 의료진들이 마스크를 잘 착용한 덕분으로 감염자가 한명도 없었다. 또 다른 사례로 감염자와 상당한 시간 밀접 접촉을 하였지만 쌍방이 마스크 착용으로 감염이 되지 않았다. 전문가적 심증이 있지만 과학적 입증이 필요하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감염 차단에 효과적이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지속가능하지 않다. 반면 사회적 거리두기의 완화도 선별적으로 단계적으로 실시해야 한다. 사회적 활동의 유형, 지역감염률, 집단의 고위험 인구 비율을 고려하여 선별적, 단계적 적용을 해야 한다.

잘 모르는 것이 아직도 많다. 지금까지 알려진 것을 신속이 정리하고 분석하여 겸손한 마음으로 내일의 미지인 우리의 일상을 개척해야 한다. 스페인은 7월부터 관광을 허용하고, 일본은 입국제한을 풀고 있고 벨기에 사람들은 일상으로 돌아가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대부분의 국가가 입국금지와 14일 격리를 의무화하여 사실상 여행이 금지되어 있다. 출국하여 14일 격리하고 다시 입국하여 14일 격리를 하고도 여행할 사람이 있을지 의문이다. 불필요한 자가 격리를 통해 얼마나 많은 사람이 고통받고 있을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14일 동안 자가 격리가 타당한 것인가? 누구에게나 그런가? 구별할 방법은 없는가? 모르지만 확신을 갖고 미지의 세계로 나가야 한다. 하루빨리 자가격리자에 대한 과학적 분석을 통하여 자가격리에 대한 기준과 원칙을 정비해야 한다.

지난달 25일 기준 자가격리 대상자는 약 3만3000여명이다. 해외 입국 자가격리자는 2만8222명, 국내 발생 자가격리자는 4246명이다. 자가 격리자 중 몇 명이 진단받았는지 알아야 한다. 격리자 중 진단된 사람들은 어떤 특징을 갖고 있는지 분석이 필요하다. 이 중 10명이 발생했다고 해도 3만 3000명을 2주간 가두어 놓는 것이 타당한지 과학적 검증이 필요하다. 수없이 많은 생업현장이 행정명령으로 폐쇄되었고, 암묵적으로 제한 조치를 받는 곳도 많다.

너도 나도 감염의 공포에 사로잡혀 있다. 백에 아흔아홉은 하지 않아도 될 검사를 한다. 지금의 공포가 과거 페스트와 다르지 않다. 페스트로 죽은 사람보다 페스트 공포 때문에 죽은 사람이 많다고 한다. 과도한 공포에서 벗어나야 한다. 무조건 예전처럼 무방비로 돌아가자는 의미는 아니다. 강화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쉽고, 책임도 피할 수 있다. 완화는 말하기도 조심스럽고 방법도 어렵고 복잡하며 책임도 뒤따른다. 막는 것은 쉽지만 여는 것은 어렵다. 고려해야 할 부분이 수없이 많다. 마냥 이렇게 갇혀 살 수 없기 때문이다. 알려진 위기는 위기가 아니다. 지금까지 알려진 것을 바탕으로 조심 또 조심하여 사회적 거리두기와 개인위생 원칙을 지키면서 차분하게 미지의 세계, 일상으로 돌아가자. 우리의 건강과 삶(경제활동)을 위하여 일상으로 돌아가야 한다.

[인제대 서울백병원 호흡기내과 염호기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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