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08 (수)

중국 극찬했던 WHO, 내부에선 중국에 분노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조선일보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웃으며 악수하고 있다./AP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중국의 코로나 대응을 칭찬했던 세계보건기구(WHO)가 정작 내부에서는 중국의 정보 공유 지연으로 답답해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AP통신은 2일(현지시각) WHO 내부 문서와 이메일·인터뷰 등을 분석한 결과, 중국이 코로나 위험 평가에 필요한 세부 사항을 제때 제공하지 않아 직원들의 불만이 컸다고 보도했다. 고든 갈레아 WHO 중국 담당자는 한 회의에 참석해 “그들은 (관영 방송인) CCTV에서 보도하기 15분 전에야 정보를 준다"고 토로했다.

가장 대표적인 WHO의 불만 사항은 중국 당국이 코로나 유전자 지도를 해독했는데도 일주일 넘게 공개하지 않은 것이다. 중국 우한(武漢) 바이러스연구소의 스정리 연구팀은 1월 2일에, 다른 정부 연구소들은 1월 5일에 코로나 염기 서열 분석을 완료했지만, 중국 질병예방통제센터(CDC)가 유전자 지도를 공개한 때는 1월 12일이었다. 중국 당국이 연구소의 정보 공개를 금지했던 탓이다.

중국은 유전자 지도 외에도 코로나 검사와 치료제·백신 개발에 꼭 필요한 세부 정보도 공유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클 라이언 WHO 긴급준비대응 사무차장은 내부 회의에서 “지금은 중국 측에 더 많은 정보를 요구할 때”라며 "(우리의 이러한 대응 방식 때문에)WHO가 손가락질을 받을 위험이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고 AP는 전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WHO는 중국의 코로나 대응을 공개 칭찬했다. 발병 초기인 지난 1월에는 중국의 신속한 코로나 대응을 극찬하며 “중국 당국이 유전자 지도를 즉시 공유해 감사하다”고 밝혔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코로나에 대해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언하면서는 "우리는 중국에 우리의 존경과 감사를 표시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AP통신은 중국의 코로나 대응은 적절치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국제법은 각국이 공중보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보를 WHO에 의무적으로 보고하도록 하고 있지만, 중국은 최소한의 정보만 줬기 때문이다.

[이벌찬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