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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메모리 ‘초격차’ 노린 삼성, 낸드플래시도 8조원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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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 2라인에 시설 구축키로

파운드리 투자 계획 열흘만에

‘하반기 경제정책’ 맞춰 발표

‘언택트 경제’ 활성화 공략 뜻


한겨레

삼성전자 평택사업장 2라인 전경. 삼성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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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국내 상당수 대기업이 현금 확보에 분주한 가운데 삼성전자는 연일 대규모 투자 계획을 내놓고 있다. 경쟁 기업들이 투자 재원 마련을 위해 전전긍긍할 때 한발 앞선 투자로 제품 경쟁력을 키워 시장을 선도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번 투자 계획 발표는 마이너스 성장률 방어를 위해 정부가 적극적 재정 투자 방안을 밝힌 날 이뤄져 눈길을 끈다.

삼성전자는 1일 경기도 평택사업장 2라인에 낸드플래시 생산을 위한 클린룸 공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회사 쪽은 전체 투자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다. 업계에선 이번 공사에 모두 8조원 안팎의 자금이 들어갈 것으로 본다. 내년 상반기께 공사가 완료되며 하반기부터 제품이 양산된다. 낸드플래시는 컴퓨터와 모바일 저장 장치인 에스에스디(SSD) 등에 들어가는 메모리 반도체다. 최철 삼성전자 부사장(메모리사업부)은 “메모리 초격차를 더욱 확대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증설될 생산라인에는 6세대 브이(V)낸드 제품이 만들어진다. 6세대 브이 낸드는 지난해 7월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양산에 성공한 세계 최첨단 기술의 집적체이다. 이번 투자 결정에 따라 삼성전자의 낸드플래시는 중국의 시안 사업장에서 5세대, 이보다 더 기술이 진보한 6세대는 평택사업장에서 생산되는 이원 구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투자 결정에는 코로나19로 비대면 경제가 활성화되면서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늘고 있는 상황이 반영돼 있다. 김영건 미래에셋대우 애널리스트는 지난 5월13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5지(G) 스마트폰이 보급되고 카메라 사양이 높아지면서 고용량 콘텐츠 유통으로 점차 128GB 이상 (낸드플래시) 탑재 비중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달 21일엔 비메모리 사업의 한 축인 파운드리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10조원 규모(업계 추산액)의 투자에 나선다고 밝힌 바 있다. 대규모 투자 계획을 내놓은 지 열흘 만에 또다시 투자 계획을 발표한 셈이다. 특히 이날 투자 발표는 정부가 코로나19 대응 관련 ‘하반기 경제정책방향’과 3차 추가경정예산안 논의를 위한 대통령 주재의 비상경제회의가 열린 날 이뤄졌다. 민간 영역의 투자 확대 소식에 목마른 정부와 발걸음을 맞추는 모양새를 낸 것이다.

삼성전자의 최근 투자 발표는 삼성전자와 이해관계를 밀접하게 갖고 있는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첨예해지는 국면에서 나온 점도 눈길을 끈다. 지난달 미 정부는 중국의 화웨이를 견제하려는 목적으로 대만 소재의 반도체기업 티에스엠시(TSMC)의 부품 공급을 사실상 중단케 하는 무역 조처를 단행한 바 있다. 특히 미 정부는 ‘국가 보안’과 자국 내 일자리 창출 등을 명분으로 국외 기업의 미국 현지 투자 확대도 물밑 압박하고 있다. 이에 중국과 미국 입장을 두루 고려해야 하는 삼성전자가 국내 투자 계획을 발표한 데 이어 조만간 미국 오스틴 공장 신규 투자 방침도 내놓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앞서 지난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중국 시안 공장을 찾아 예정된 투자를 차질없이 진행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바 있다.

송채경화 기자 kh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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