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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 (화)

BW 3000억원 발행하는 한진칼...일단은 '정중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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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자연합 주장 받아들여져

[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대한항공의 지주사인 한진칼이 1일 이사회를 열어 일반공모 방식으로 신주인수권부사채(BW, Bond with Warrant) 3000억원을 발행키로 결의했다. 신주인수권(Warrant)이 부여되어 있고, 주관사 총액 인수가 가능한 신주인수권부 사채를 발행하는 것이 골자다.

이번 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은 주주 및 일반인 등 누구나 참여 가능한 ‘일반공모’ 방식이다. 이는 주주ㆍ일반인 대상 청약 절차를 한꺼번에 진행하는 일반 공모 방식이 청약률 상승과 일정 단축을 가능하게 하여 대한항공 유상증자 납입 일정 준수에 보다 유리하다는 것을 고려한 결정이라는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3자연합이 여전히 대한항공의 경영권을 가져오기 위한 의지를 거두지 않은 가운데, 한진칼 이사회가 내놓은 유상증자 참여 방식에 집중하고 있다. 무엇보다 3자연합이 주장하는 사안을 받아들인 대목이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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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칼 이사회는 지난 5월 14일 대한항공 지분 가치 유지 및 대한항공의 유동성 위기 극복을 위해 3000억원 규모인 대한항공의 유상증자에 참여할 것을 결의한 바 있다. 그 연장선에서 한진칼은 1000억원의 경우 단기차입을 통해 마련한 상태에서 나머지 2000억원의 조달 방식을 BW 발행으로 확정한 분위기다.

최근 조 회장과 3자연합의 대립이 다시 꿈틀거렸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색적인 액션플랜이다.

실제로 대한항공 경영권을 둘러싼 조원태 회장과 3자연합의 갈등은 최근 다시 꿈틀대고 있다. 지난 3월 정기주총 결과 조 회장의 경영권은 방어됐지만, 현재 한진칼 지분율은 3자연합이 조원태 회장 및 그의 우호지분을 앞서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최근 3자연합의 한 축인 반도건설이 2%의 지분을 추가매입 하는 등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만약 지금 임시 주주총회가 열리면 3자연합이 조원태 회장을 이길 수 있다는 뜻이다.

물론 이사 해임 안건은 특별결의사항이라 주주 3분의 2이상의 찬성이 필요하고, 조 회장은 41%가 넘는 지분율을 여전히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당장 경영권을 빼앗길 위험은 없다. 그러나 3자연합이 지분율을 높이며 최근 다시 조 회장에 대한 공세를 이어가는 것은 부담스럽다.

당장 지난달 27일 3자연합은 지난 정기주총 당시의 결과를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하는 등 다시 공세로 돌아서고 있다. 당시 주총에서 반도건설이 8.2%의 지분을 가지고 있었으나 5%를 넘는 3.2%의 지분에 대해서는 의결권이 제한된 가운데, 이런 조치가 부당하다는 논리다.

이런 가운데 3자연합은 대한항공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한진칼의 방식에 대해서도 제동을 건 바 있다.

현 상황에서 대한항공 유상증자에 참여하기 위해 한진칼이 3000억원을 조달하는 가운데, 이 과정에서 한진칼의 지분이 희석되는 일이 벌어질 전망이다. 다양한 시사점을 보여주는 가운데, 3자연합은 자금 조달 과정에서 조 회장의 경영권이 강화되는 것을 경계하는 분위기를 연출했다. 3자연합이 한진칼에 대해 주주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를 실시하라는 내용증명까지 보낸 이유다.

이런 상황에서 한진칼 이사회는 이 부분을 전격 수용했다. 업계 관계자는 "한진칼 이사회가 주주간 이해충돌이 벌어지는 장면을 우려해 이를 피하려는 것 보인다"고 설명했다.

최진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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