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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홍콩 아름다운 광경이 미국으로…" 美시위 일제히 비꼰 中관영매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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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관영 매체들이 미국에서 비무장 흑인 남성이 백인 경찰의 가혹 행위로 사망한 사건과 관련한 미국 내 시위 상황을 집중 보도하고 있다. 특히 작년 홍콩 시위와 비교하며 홍콩 시위를 지지해온 미국 정치인들을 겨냥해 "이 시위도 지지할 것이냐"고 묻기도 했다. 미국 시위를 미국의 홍콩 압박에 대한 '반격 카드'로 쓰는 모양새다.

중국 매체 환구시보의 후시진 편집인은 31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미국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는 시위를 언급하며 "아름다운 광경이 홍콩에서 미국의 10여개 주로 확산하고 있다"고 했다.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이 지난해 홍콩의 범죄인 송환법 반대 시위를 지지하며 "아름다운 광경이 펼쳐지고 있다"고 했던 표현을 비꼰 것이다.

중국 관영 중국국제라디오(CRI)도 지난 29일 자 영문 기사에서 미국 미니애폴리스에서 시위대가 경찰서를 불태우는 장면을 거론하며 "펠로시 의장님, 이 장면을 보고도 '아름다운 광경이 펼쳐지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까"라고 했다. 환구시보는 이날 미국의 시위 사태를 미국이 적극 지지했던 아랍 민주화 시위인 '아랍의 봄'에 빗대 '미국의 봄'이라고도 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30일 소셜미디어에 올린 기사에서 "백악관이 일시 폐쇄되고 CNN 방송국이 공격받는 등 혼란이 증가하고 있다. 이것이 미국"이라고 했다.

중국 소셜미디어에도 지난해 홍콩 상황과 비교하는 글이 많았다. 미 CNN 기자가 시위 현장에서 경찰에게 끌려가는 동영상에 한 네티즌은 "홍콩 폭도들이 원하는 미국식 자유, 민주, 언론자유"라고 했다.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에 대응해 미국이 홍콩에 대한 투자·관세·비자·기술이전 분야의 특별지위 박탈 절차에 착수했다는 기사에는 "그런데 미니애폴리스(폭력 시위가 벌어진 미국 도시)는요?"라는 댓글이 여러 개 달렸다.

[베이징=박수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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