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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1일, 네이버의 첫번째 구독 서비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이 가입자 모집에 나선다. 최근 검색을 넘어 쇼핑, 금융, 콘텐츠 등 다양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네이버기에 멤버십 서비스에 대한 기대가 남다르다. 특히 네이버플러스를 시작으로 네이버페이, 네이버통장 등을 연계해 '락인효과'가 극대화되면 금융과 커머스를 속된 말로 '씹어 먹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한달에 얼마가 구독으로 빠져나가는지도 모르면서 좋아보인다 싶으면 일단 무조건 구독부터 하고 보는 나름 '구독 마니아'로서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을 냉철하게 분석해본다.
늘 곁에 있어 준 네이버
나는 이미 꽤 충실한 네이버 이용자다. 지하철에서 요일별로 찍어둔 웹툰을 보고, 출근해선 기사를 검색하고, 필요한 물건이 있으면 쇼핑도 종종 한다. 와이프 운동화도, 내 후드티도, 아들 키즈카페 입장권도 최근에 네이버에서 결제했다. 클라우드엔 꽤 많은 사진들이 저장돼 있고, 오디오북에도 관심이 간다.
이쯤되면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가입을 고려해 볼 만한 대상이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은 월 4900원에 네이버웹툰 시리즈 쿠키 20개 바이브(VIBE) 음원 300회 듣기 시리즈온 영화 방송용 캐시 3300원 네이버 클라우드 100GB 추가이용권 오디오북 대여 할인 쿠폰 중 4가지를 선택해 혜택을 볼 수 있다.
웹툰-음원은 '♥'
네이버페이 결제 내역을 보니 이미 매월 쿠키를 20개씩 구워왔다. 쿠키는 10개 1000원, 웹툰 미리보기 1회차당 쿠키 2개가 필요하다. 멤버십에 가입한다면 네이버웹툰 쿠키 20개 혜택은 무조건 받아야 한다. 다만 가끔 30개를 구매한 달도 있는 걸로 보아 갯수가 조금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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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브 음원 300회는 뭔가 애매하다. 현재 멜론 '무제한 듣기+무제한 다운로드'를 쓰고 있다. 하루 평균 10곡 이상은 듣는 것 같아 300회론 모자르다. 다행히 월 3850원만 추가로 내면 무제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8750원이면 멜론 스트리밍 클럽 7900원(정기결제시)에 비해 나쁘지 않은 수준이다. 최근 네이버가 '내돈내듣'(내 돈은 내가 듣는 음악에 갔으면 좋겠다)으로 바이브를 밀고 있는데, 호기심에 갈아타보고 싶은 마음도 있다.
동영상-클라우드 '♡'
시리즈온 영화 방송용 캐시 3300원은 더 애매하다. 이미 넷플릭스와 유튜브 프리미엄가입자이기도 하고, 집에서도 IPTV로 지상파, JTBC, CJ ENM의 주문형비디오(VOD)를 무제한 서비스를 신청해 본다. 정리할 틈이 없어 쓸데 없이 많이 가입한 탓도 있지만, 암튼 보통 1만원씩 하는 최신영화 VOD 1편도 보기 어려운 3300원으로는 감질맛이 느껴진다. 오리지널 콘텐츠가 없다는 점도 약점이다.
동영상은 역시 이분이.../사진= 넷플릭스 제공 |
네이버 클라우드는 무료로 제공되는 30GB 중 13GB를 쓰고 있다. 특별히 많이 쓰진 않는다. 이미 애플 아이클라우드를 월 3300원 주고 쓰고 있기 때문이다. 주 목적은 사진인데, 공유하기에 속도가 빨라 네이버 클라우드를 가끔 쓰긴 한다. 추가 용량은 그다지 필요하지 않다.
오디오북 '♥' 주고 싶으나 아쉽게 '♡'
오디오북은 관심이 간다. 최근 네이버가 상당히 공을 들이고 있고, 책 읽을 시간이 많지 않아 오며 가며 오디오북이라도 읽고 싶은 마음이 있다. 특히 배우 김태리씨가 낭독한 '날개'가 매우 탐난다. 아직 오디오북을 유료로 구매해본 적은 없는데, 할인쿠폰이 생긴다면 반드시 도전해보고 싶다.
구독은 안해도 이건 꼭 듣고 싶다. / 사진 = 네이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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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도 문제는 이미 밀리의서재를 구독하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도 만만치 않게 오디오북에 공을 들이고 있고, 전자책도 무제한으로 읽을 수 있다. 1만5900원의 종이책 정기구독을 하면 2달에 1권 한정판 종이책이 배송된다. 종이책도 재밌게 잘 읽고 있어 김태리만 보고 갈아타기가 힘들다.
비장의 무기 '쇼핑' 적립도... '탈팡'은 어려워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의 백미는 역시 쇼핑이다. 자칭 쇼핑 마니아가 보기에도 네이버쇼핑은 상당히 매력적인 서비스다. 일일이 가입하지 않아도 각종 전문 소호 쇼핑몰 상품을 원클릭에 구입할 수 있고, 포인트 적립도 짭짤하다. 이 포인트를 다음 쇼핑할 때 할인으로 써도 되지만, 그동안 주로 웹툰 미리보기에 많이 썼다. 포인트 활용도가 높다는 점도 실용적이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은 네이버쇼핑 결제액 월 20만원 한도로 최대 8.5%까지 적립이 가능하며, 월 20만~200만원을 결제할 경우 최대 5.5%를 적립할 수 있다. 쇼핑 금액이 십만원대로 올라가면 5.5%만 해도 상당히 메리트가 있다. 다만 구독서비스인 만큼 꾸준하게 쇼핑하느냐가 문제인데, 사실 쿠팡을 더 자주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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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을 자주 쓰는 이유는 역시 배송 때문이다. 착한일 스티커 10개를 모은 아들이 당장 장난감을 내놓으라며 당당히 '로켓배송'을 요구한다. 이미 6살짜리 꼬맹이조차 로켓배송이 아니면 만족을 못한다. 쿠팡 로켓와우클럽은 월 2900원, 애들 색종이 하나만 사도 로켓배송을 무료로 해준다. 30일 동안 반품도 무료다.
가끔 좀 금액대가 나가는 물건을 살 때는 네이버포인트 적립이 아쉽긴 하겠지만, 구매 빈도수나 주기, 배송 편의성 등을 생각하면 단지 적립만으로 로켓와우클럽을 버리고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을 택하기는 망설여지는 부분이 있다.
모아 보면 매력은 있는데...'통 큰' 혜택 아쉽다
결론적으로 이미 구독 중인 여러 서비스들과 비교했을 때,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은 '한방'이 부족하다는 인상이다. 네이버가 구독서비스를 한다고 발표했을 때 흔히 비교되던 '아마존 프라임'은 월 13달러, 연 119달러에 아마존 쇼핑 2일(일부 지역 1일) 내 무료 특급 배송과 각종 할인 혜택을 주고, 최신 영화 드라마, 음악, 전자책 등의 콘텐츠를 '무제한' 제공한다. 심지어 광고 없는 '트위치 프라임'까지 구독의 종합선물세트 수준이다. 지난해 JP모건은 아마존 프라임 멤버십의 가치를 784달러로 평가했다. 가입비의 무려 6.6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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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를 충실히 이용한다면, 여러 서비스를 잘 연계한다면, 앞으로 다양한 제휴를 통해 혜택을 넓힌다면, 네이버플러스 멤버십도 상당한 가치를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흔히 '커피 한 잔' 값이라는 4900원의 가입비도 나름 부담없이 합리적이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의 가치는 적립을 빼고 최소한으로 잡아도 1만원 이상이다.
다만 이용자들이 구독 서비스에 기대하는 건 좀 더 '통 큰' 혜택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진하게 남는다. 많은 사람들이 휴대전화 가입할 때 대부분 다 쓰지도 못하면서 무제한 요금제 택하듯,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이 좀 더 과감했어도 이용자들이 충분히 받아들이지 않았을까. 종합선물세트를 받긴 했는데, 지금은 잽싸게 손이 가는 과자가 안보인다.
남도영 기자 hyun@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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