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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6 (목)

현충일 하루앞 문 여는 장사상륙작전 전승기념관 ‘문산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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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상륙작전 하루 전 실시된 양동작전

139명 전사하고 92명 부상 큰 희생 치러

안전문제·소송 이어지며 4년 개관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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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영덕군 남정면 장사리 해변에 문산호 전시관이 서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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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번 국도를 타고 경북 포항에서 영덕으로 올라가다 보면 해변에 높이 26m, 길이 90m에 달하는 거대한 선박 한 척이 눈에 들어온다. 영덕군이 한국전쟁 당시 '장사상륙작전'을 기념하기 위해 만든 전시관이다. 장사상륙작전에 투입된 선박인 '문산호' 모양을 본 떠 만들었다.

장사상륙작전은 인천상륙작전 하루 전인 1950년 9월 14일 대부분 학도병으로 구성된 육본 독립 제1유격대대 772명이 북한군 후방 교란과 7번 국도 보급로 차단에 성공한 양동작전이다. 상륙 당시 태풍 ‘케지아’의 영향으로 악천후 속에서 영덕군 남정면 장사리 해안으로 어렵게 상륙한 부대원들은 엿새간 전투를 벌여 139명이 전사하고 92명이 부상하는 등 큰 희생을 치렀다.

전쟁 이후 잊힌 장사상륙작전은 1997년 참전 학도병들이 ‘장사상륙작전 참전유격동지회’를 결성하면서 조명을 받기 시작했다. 또 좌초된 문산호로 추정되는 선체가 확인되면서 역사적 재조명을 통해 후대에 널리 알려져야 한다는 공감대가 생겼다. 이 때문에 전시관 문산호도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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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영덕군 남정면 장사리 해변에 지어진 장사상륙작전 전승기념관 문산호 전경. 영덕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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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 9월 15일 경북 영덕군 장사리 앞바다에 좌초한 문산호. 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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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시관이 현충일 전날인 다음 달 5일 개관한다. 문산호는 겉으로 보기엔 이미 완성된 것 같지만 4년째 방치되고 있었다. 당초 2012년 착공해 2015년엔 문을 열 예정이었다. 하지만 공정률 80% 넘긴 시점에 각종 안전 문제가 드러나고 영덕군과 시공사의 법적 분쟁까지 발생하면서 문을 열지 못했다. 공사 기간 지연에 대한 시공사의 책임을 따지는 소송과 선미부 파손 하자손해배상 등 3건의 법정소송이 제기됐다.

하지만 지난해 법정 소송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소송과는 별개로 하자보수 공사를 우선 시행하기로 추진위와 설계사가 합의했다. 이후 지난 3월 선미부 하자보수보강 공사가 이뤄졌다.

개관하는 전승기념관 1층에는 장사상륙작전의 역사적 배경, 결성과 출동 등 전개와 고조를 전시한다. 2층에는 작전 전개부터 상륙 작전 종료까지 작전의 하이라이트를 살펴볼 수 있다. 각종 사진 자료와 체험 행사도 마련됐다. 관람 시간은 3~10월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11~2월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다.

전시관의 모티브가 된 문산호는 1943년 미국 인디애나에서 건조된 2300t급 LST(전차 상륙용 함정)로, 세계 2차 대전 당시 미 해군에서 사용하다 47년 한국 정부가 수송용으로 사들인 배다. 대한해운공사에서 수송용으로 사용했으며 한국전쟁이 발발한 후 군사용으로 전환됐다. 50년 6월 26일 묵호경비부 대원을 묵호에서 포항으로, 7월 27일에는 육군 병력과 차량을 여수에서 진해로 옮기는 해상 수송 임무를 수행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개관식은 열리지 않는다. 영덕군은 코로나19 사태의 추이를 살피면서 오는 9월 14일 참전 유격 동지회 회원 등을 초청해 개관식을 열 계획이다. 해마다 9월 14일에는 장사상륙작전 전승 기념식이 열렸다.

이희진 영덕군수는 “장사상륙작전은 인천상륙작전에 가려졌지만, 한국전쟁에 있어 중요한 전투였다. 이번에 개관하는 전승기념관은 꽃다운 나이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학도병의 숭고한 뜻을 후대에 널리 알리는 호국 안보 체험의 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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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월 27일 충남 계룡대 해군본부에서 열린 '6ㆍ25전쟁 장사상륙작전 문산호 전사자 서훈식'에서 전사자 유가족이 심승섭 해군참모총장 등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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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지난해 장사상륙작전 상륙 돌격 후 전사한 문산호 선원 10명이 69년 만에 화랑무공훈장을 받기도 했다. 해군은 지난해 6월 27일 충남 계룡대 해군본부에서 무공훈장 서훈식을 열고, 훈장을 유가족들에게 전달했다. 무공훈장을 받은 문산호 선원은 고(故) 이찬석, 고 이수용, 고 권수헌, 고 부동숙, 고 박시열, 고 윤은현, 고 안수용, 고 이영룡, 고 한시택, 고 김일수씨 등이다.

영덕=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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