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지수 전달보다 6.8P 오른 77.6
89조 적자 경기부양책이 떠받쳐
여권 “살림 메우자” 증세론 나와
청와대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26일 오후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이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꽁꽁 얼어붙었던 소비심리가 5월에 다소 회복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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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월 석 달 연속 급락해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던 소비자심리지수(CCSI)가 반등에 성공했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2020년 5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5월 CCSI는 전달(70.8)보다 6.8포인트 상승한 77.6을 기록했다. CCSI는 경제 상황에 대한 소비자의 심리를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지수다. 2003~2019년 중 장기평균치를 기준값(100)으로 100보다 크면 경제 상황을 낙관적으로, 100보다 작으면 비관적으로 본다는 의미다. 추락하던 CCSI가 상승한 건 경기를 바라보는 가계의 시선이 긍정적으로 변했다는 의미다.
한은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세가 둔화하는 가운데 국내외 사회적 거리 두기 완화, 경제활동 재개 등으로 5월엔 상승했다”며 “긴급재난지원금 지급도 정부의 경기부양책 중 하나로 지수 상승에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긴급재난지원금은 11일 이후 25일까지 대상 가구(현금 우선 지급 가구를 제외한 1885만 가구)의 94%가 신청을 완료했다. 그중 신용·체크카드를 통한 신청 비중이 81%에 달했다.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이 신속하게 이뤄지면서 경직됐던 소비심리도 호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소비자 심리가 완전히 되살아났다고 보긴 이르다. 지수가 기준선(100)에 한참 못 미친 데다, 코로나19 전개 양상에 따라 또다시 하락할 가능성이 커서다. 이에 정부는 3차 추가경정예산 등을 통해 추가 ‘경기 부양책’을 준비하고 있다.
나라 곳간에 대한 걱정도 함께 커지고 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실질적인 재정상태를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총수입-총지출-4대 사회보장성기금 수지)’는 89조4000억원 적자다. 총 24조원 규모의 1·2차 추경만으로 적자가 확 불었다. 사상 최대였던 지난해 적자 규모(54조4000억원)는 이미 넘어섰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한국이 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109.2%)보다 국가부채 비율이 낮은 것은 맞지만 달러·엔화 등 기축통화를 발행하는 국가와 일률적으로 비교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경제 규모가 커진 점을 감안해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은 4.7%다. 외환위기(98년 4.6%), 금융위기(2009년 3.6%)보다 높다. 성장률이 하락해 분모인 GDP가 작아지면 적자 비율은 더 높아질 수 있다.
이는 최근 여권에서 증세 얘기가 나오는 배경이기도 하다. 밑천을 드러낸 나라 살림을 메우자는 차원에서다. 그러나 청와대는 선을 그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전날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와 관련, “증세가 어제는 논의되지 않았다”며 “증세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재정 지출을 위한 재원 마련과 관련해 “(문 대통령이) 뼈를 깎는 지출 구조조정을 연설을 통해 여러 번 밝혔다”며 “그 외 구체적인 재원 마련 방안은 경제 중대본(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에서 설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원석·윤성민·허정원 기자 jang.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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