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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수)

이슈 사재기와 매점매석

카카오, ‘사재기 논란’ 멜론차트 순위 삭제·무작위 재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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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론은 오는 상반기 중 실시간차트를 개편하기로 했다. [사진 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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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의 음원 플랫폼 멜론이 실시간 차트에서 순위를 삭제한다. 국내 1위 플랫폼의 차트 개편이 ‘음원 사재기’ 등 그간 불거진 고질적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을지 관심을 끌고 있다.

멜론은 19일 앱 내 공지를 통해 “새로운 차트 집계 방식을 도입한다”며 “곡의 순위와 등락 표기를 없애고 차트 집계 기준을 변경한다”고 발표했다. 현재 실시간 차트에 오른 곡에는 1위부터 100위까지 순위가 매겨지고 1시간 전 기준 순위보다 얼마나 오르고 내렸는지가 표시된다. 멜론은 상반기 중에 이를 삭제한 새로운 차트를 선보일 예정이다. 다만, 새로운 차트의 곡 배열 방식이 실제 순위대로 될지 무작위 배열이 될지는 미정이다.

멜론은 또 1시간 단위로 집계하는 실시간 차트 기준을 24시간으로 변경하기로 했다. 지금까지 계정당 1시간 내 1회 재생한 것을 순위에 반영했는데 앞으로는 24시간 동안 1곡당 1인 1회 재생한 건수를 순위에 반영하겠다는 의미다. 업데이트는 기존처럼 매시 정각에 이뤄진다.

카카오 관계자는 “순위 경쟁에 대한 몰입도를 낮추기 위한 방안"이라며 "차트가 다른 이용자의 관심을 통계로 보여주고 트랜드를 발견할 수 있게 해주는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게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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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위 음원 플랫폼 멜론이 실시간 차트를 개편한다. [사진 멜론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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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트 음원 재생방식의 기본 설정도 ‘셔플(무작위) 재생’으로 바꾼다. 실시간 차트에 오른 음악은 대부분 순차 재생으로 듣기 때문에 높은 순위의 곡은 더 많이 재생되는 구조였다. 업계에선 상위권에 오른 곡이 계속 더 많이 재생돼 순위가 왜곡 된다는 지적이 있었다.



멜론 이용자 624만명, 1위



멜론은 국내 1위 음원 플랫폼이다. 시장조사업체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멜론 이용자는 624만여 명으로 점유율이 35.8%다. 2위는 KT의 지니뮤직(24%), 3위는 SK텔레콤의 플로(16.8%)다. 그만큼 실시간 음원차트의 영향력도 크다. 그런 멜론이 음원차트를 개선하기로 한 것은 모든 사람이 다 들여다 보는 중요한 순위가 되다 보니 과열 양상을 띄고 여러 부작용이 나와서다.

특히 차트 상위권에 오른 가수들의 ‘음원 사재기’가 논란의 대상이 됐다. 지난해 말 그룹 블락비의 멤버 박경이 자신의 트위터에 여러 가수들의 실명을 적시한 뒤 "사재기 하고 싶다"는 글을 올려 가수들 간 소송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후에도 상대적으로 이름이 덜 알려진 가수의 음원이 차트 상위권에 오르면 끊임없이 사재기 논란이 불거졌다. 게다가 인기 아이돌 그룹의 경우 팬클럽 차원에서 음원 발매 후 차트 순위를 올리려는 행위인 ‘스밍총공’(스트리밍 총공격) 을 하는게 일반화되면서 순위가 실제 트랜드를 보여주는 본연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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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음원 서비스 점유율 현황.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이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업계 3위인 SK텔레콤의 플로는 지난 3월 1시간 단위 기존 실시간 차트 대신 24시간 누적 기준으로 집계하는 차트를 도입했다. 같은 달 네이버의 음원 플랫폼 ‘바이브’도 음원 정산방식을 이용자가 실제 들은 노래 가수에게 지급되도록 바꿨다. 차트 상위권 곡이 많은 돈을 받아가는 현재의 방식이 음원 사재기 등을 불렀다는 판단에서다.

국내 1위 멜론도 이번 차트 개편으로 이 같은 변화의 흐름에 동참하게 됐다. 업계 안팎에서는 글로벌 음원 플랫폼 1위 스포티파이가 국내 진출을 준비하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 세계 2억8600만명이 이용하는 스포티파이는 인공지능(AI) 추천 기술로 인기를 끌고 있다. 남들이 듣는 실시간 순위가 아닌 개인의 취향에 맞춘 새로운 음악을 발견하게 해주는데 최적화돼 있다. 올해 초 한국 지사를 설립한 뒤 서비스 출시를 준비 중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이용자가 많은 서비스다 보니 개편으로 인한 혼선을 줄이면서 차트 순기능을 살릴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데 시간이 걸렸다”며 “새로운 음악과 취향을 발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앞으로도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민제 기자 letm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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