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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9 (수)

서울서 '30명 이상 과밀학급' 3천개…학교 방역망 시험대에(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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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수 1000명 넘는 과대학교도 서울에 177곳

"학교마다 방역 보조 인력 배치해 관리 강화할 것"

뉴스1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18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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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장지훈 기자,정지형 기자 = 서울 지역에서 한 반 학생 수가 30명이 넘는 '과밀학급'이 3000개에 육박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감염병 전문가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서는 학생 간 안전거리 확보가 필수라고 강조하는 상황에서 서울 지역 학교방역망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18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브리핑을 열어 오는 20일 고3 등교 개학에 앞서 대면수업 재개에 대비한 학교 방역 준비 상황을 발표하고서 "등교수업에서 가장 우려되는 점은 과밀학급의 문제"라며 "서울에는 학생 수가 30명이 넘는 과밀학급이 87개교에서 2968학급에 이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학교는 거리두기를 위한 지침과 현실의 괴리가 가장 크게 나타나는 곳"이라며 "감염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마스크 상시 착용, 잦은 환기, 학생 간 이격거리 두기 등에 특별히 주의하도록 각 학교에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총 학생 수가 1000명 이상인 과대학교도 시내 177곳에 달한다. 모든 학급의 학생 수가 30명이 넘고 총 학생 수도 1000명이 넘는 과밀학급이면서 과대학교인 학교도 52곳이나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한 반 학생 수가 30명이 넘어가면 학생 간 안전거리를 1m 이상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이미 여러 차례 경고한 바 있다.

강연흥 서울시교육청 교육정책국장은 "등교수업을 하면서 학생 밀집도를 완하하는 방식은 반을 나누는 방법밖에 없는데, 이를 위해서는 공간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며 "학생과 교직원들이 마스크를 상시 착용하고, 수시로 환기하고, 학생들을 나눠서 등교 시키는 방식으로 접촉을 최대한 줄이는 방식으로 운영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은 과대학교·과밀학급 등에 따른 학생 밀집도 문제에 대한 대안으로 일종의 '방역 지원단'을 운영하기로 했다. 각 학교에 방과후학교 강사, 퇴직 교직원, 마을 강사 등 방역 지원 인력을 파견할 계획이다.

서울 모든 학교에 대해 유치원은 1명, 초등학교·특수학교는 5명, 중·고등학교와 각종학교는 3명씩 지원한다. 여기에 특별히 과대학교에 대해 유치원은 1명 초·중·고교는 3명이 추가로 지원된다. 특수학교의 경우 학급당 학생 수가 10명 미만이어서 추가 인력 지원은 하지 않기로 했다. 시내 모든 학교에서 약 7000명이 활동할 예정이다.

이들은 학교에서 위생수칙 안내, 생활지도, 발열체크, 방역, 소독 등 업무를 전담한다. 이를 통해 학교 방역을 강화하고 교사들의 부담을 줄여 교육 효과도 높인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더해 서울시교육청은 고등학교의 경우 과대학교·과밀학급이 아니어도 선택 과목에 따라 일시적으로 학생들이 한 반에 몰릴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일반고·자공고 등이 희망하는 경우 선택 과목 수업을 분반해 운영하면 이에 따른 시간강사 수당을 지원하기로 했다.

기숙사를 운영하는 시내 73개 학교에 대해서는 '1인 1실'을 이용한다는 원칙아래 제한적으로 운영을 허용하기로 했다. 이미 6개 학교는 기숙사 운영을 중단하기로 한 상태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시내 대부분 학교는 이미 소독, 열화상카메라 설치, 마스크 비축, 체온계 보급, 급식공간 가림판 설치 등 기본 방역 준비를 끝낸 상태다. 학교에서 유증상자, 의심환자, 확진자가 발생한 상황을 가정한 자체 모의훈련도 진행했다.

열화상 카메라는 유치원을 제외한 각급 학교에 1대씩 지원됐다. 학생 수가 1200명 이상인 학교에는 1대를 추가로 지원해 모두 1366개 학교에 1547대가 설치됐다.

마스크는 학생 1명당 5매, 교직원 1명당 3매를 구매해 학교에 배부를 완료했다. 추가로 학생·교직원 1명당 2매의 마스크를 추가로 확보해 지원할 예정이다.

등교 개학에 앞서 학생들은 1주일 전부터 매일 등교 전 가정에서 건강상태를 자가진단해 온라인으로 학교에 제출해야 한다. 모든 학생과 교직원은 등교 때와 급식 전 등 하루 2번 이상 발열 검사를 받게 된다. 의심증상자가 발견되면 바로 선별진료소 등에서 진단검사를 받아야 한다.

급식과 관련해서는 학교별 여건을 고려해 급식대상 거리 두기, 급식시간 분리, 급식장소 분리에 중점을 두고 Δ한 방향 앉기 Δ한 자리씩 띄어 앉기 Δ배식시간 연장 Δ식당 이외 배식 가능한 공간 확보 등을 각 학교에 주문했다.

등교 수업 초기에는 간편식 등을 우선 고려할 것을 권장하고 필요 시 1회용품 사용을 허용하기로 했다. 또 학생․학부모의 중식 선택권을 부여해 도시락 지참을 허용한다. 석식 제공은 한시적으로 중단할 것을 권장하기로 했다.

학생 밀집도를 완화하기 위해 Δ교실·식탁 임시 가림판 설치비 Δ학년·반별 식당 이용시간 분산을 위한 인건비 Δ급식종사자 의심증상 발생 시 대체인력 인건비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급식종사자는 매일 2회 발열체크 및 호흡기 증상을 확인하며, 의심증사자 발생 시 즉시 업무에서 배제된다. 배식도우미 등은 건강진단검사를 완료해야 배식 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

백정흠 서울시교육청 평생진로교육국장은 "방역당국에서 등교 개학 이후 가장 취약한 분야로 급식을 꼽았고 실제로도 어려움이 많다"며 "아이들의 영양을 고려한 간편식을 개발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영양교사를 중심으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만약 등교 이후 학생이나 교직원 가운데 확진자가 1명이라도 발생하는 경우 학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비상운영계획에 따라 비상운영팀을 제외한 모든 학생과 교직원을 즉시 귀가 조치하고 원격수업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이후 해당 학교는 방역당국과 협력해 즉시 소독과 환기를 실시하고 방역당국의 지시에 따라 접촉자를 구별해 추가 검사 및 자가격리 등의 조치를 해야 한다.

조 교육감은 "학교에서 확진자 또는 의심 증상자가 발생하거나 다른 확진자와 접촉함으로써 자가격리를 하는 등 다양한 상황이 생길 수 있다"며 "여러 의도치 않은 사유로 인해 학생들 사이에 혐오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학교가 혐오의 공간이 아니라 공동체적 연대를 확인하고 친구의 손을 잡고 이 위기를 함께 극복해가는 따뜻한 공감의 장이 되기를 소망한다"고 덧붙였다.

서울시교육청은 본청과 11개 교육지원청 사고수습본부에 현장대응반을 운영해 학교에서 확진자가 발생했을 때 신속하게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이미 구성된 '2020 원격수업 긴급지원단'을 통해 원격수업 관련 출결·평가·학생부 기록 및 현장 문의 등에 신속히 응대하고, 각 부서별 업무 담당 및 영역별 문의처 등을 지속적으로 안내하는 등 지원 방안을 마련했다.

등교 개학 이후에는 당분간 학생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학교 실내시설 개방을 중단하기로 했다. 실외체육시설에 대한 사용 허가는 주말과 공휴일에 한해 학교별로 지역 주민에게 개방할 수 있으며 이용자는 방역 당국이 정한 지침을 철저히 준수해야 한다.
hunh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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