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뉴시스배훈식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충북 청주시 공군사관학교에서 열린 제68기 졸업 및 임관식에 참석해 경례를 하고 있다. 2020.03.04. dahora83@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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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주요 국가기념일에 직접 참석하며 그 의미와, 이를 기념하는 정부의 의지를 드러냈다. 문 대통령의 3년 재임기간 참석한 기념식을 살펴보면 △임시정부 수립 △제주4·3 △광주5·18 △10월 부마항쟁 등 현대사의 고비였거나 민주화운동의 결정적 장면에 대한 재평가 의지가 뚜렷하다.
역대 대통령은 해마다 삼일절 기념식, 광복절 경축식에 꼭 참석한다. 국가 정체성 형성이나 국민적 감수성 면에서 가장 크고 중요한 날들이다. 대통령은 이 때를 계기로 중요한 국정방향을 제시하곤 했다. 그외에 문재인정부 들어 특히 힘을 싣는 날은 3~5월에 집중됐다.
삼일운동(3.1)과 임시정부 수립(4.11)이 가장 대표적이다. 문 대통령은 취임 첫해인 2017년 중국 방문길에 현직 대통령으로 처음 충칭을 찾아 임정 청사를 방문했다. 이때 임정기념관 건립을 약속했다. 임정 100주년이던 지난해는 대한민국이 100년을 일단락하고 새로운 100년을 맞이하는 해로 의미를 부여했다.
일제강점기와 독립운동에 대한 문 대통령의 역사인식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대선기간이던 2017년, "주류세력의 교체, 구체제의 청산"를 정치목표로 말한 바 있다. 지난달 11일, 임시정부기념관 기공식을 겸한 제101주년 임정수립 기념식에서 "광복이 우리의 힘으로 이뤄졌다는 것을 기념관에 새길 것"이라며 "친일이 아니라 독립운동이 우리 역사의 주류였음을 확인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념식에 직접 참석하는 데는 이런 생각이 담겨있다. 문 대통령은 삼일절과 광복절 등을 빼면 특정 기념식에 매년 참석하진 않는다. 다른 기념일과 형평을 고려했다. 단 격년 또는 그 이상 빈도로 참석하면 문 대통령이 최대한의 관심과 의지를 표명한다는 방증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전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제37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편지를 낭송한 유가족 김소형씨를 안아주고 있다. 2017.5.18/뉴스1, 사진=청와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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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2017년 4월3일이 대선일정과 겹치자 다음해엔 대통령이 돼 추념식에 참석하겠다고 제주도민들에게 밝혔다. 2018년 제70주년 4·3 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해 약속을 지켰다. 올해 72주년 추념식에도 참석해 격년 참석했다.
5·18 기념식도 2017, 2019년에 격년 참석했다. 올해 40주년 518 기념식은 18일, 옛 전남도청 광장이던 5.18 민주광장에서 열린다. 5·18 기념식이 사의 현장에서 열리는 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17일 광주MBC 방송에서 "대통령이 된다면 적어도 두 해에 한 번 정도 씩은 참석하고,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도 허용하고 제대로 치러야겠다는 각오를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기념식에서는 5·18 폄훼나 왜곡 발언 관련 "독재자의 후예가 아니라면 5·18을 다르게 볼 수가 없다"고 못박았다.
이밖에 10월16일 부마항쟁 기념일도 있다. 지난해는 첫 국가기념일로 기념식을 치렀다. 문 대통령은 창원 경남대 교정에서 열린 기념식에 참석, "4.19혁명, 부마민주항쟁, 5.18광주민주화운동, 6.10민주항쟁과 2016년 촛불혁명에 이르기까지 우리에게 민주항쟁의 위대한 역사가 있는 한 어떤 권력도 국민 위에 군림할 수 없다"고 말했다.
[대전=뉴시스]배훈식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27일 국립대전현충원 천안함 피격 용사 묘역에서 참배하고 있다. 2020.03.27. dahora83@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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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기념일은 아니지만 문 대통령이 각별히 챙기는 것이 국방과 보훈 분야다. 해마다 3월인 3사 졸업 및 임관식은 2018년 육군사관학교, 2019년 해군사관학교, 올해 공군사관학교 순으로 직접 참석했다. 6월6일 현충일이 다가오면 유공자들을 초청, 식사를 대접한다. '역사 재평가' 행보와 연결지어 보면 일종의 균형잡기로도 풀이된다.
천안함 피격, 연평해전 전사자를 기리는 서해수호의날 기념식(3월27일)엔 올해 처음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2018년 3월 베트남을 국빈방문 중이었고 2019년 대구에서 경제투어 일정이 있었다. 이에 보수진영의 비판을 샀으나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줄곧 전사자들을 기리고 추모해 왔다고 설명했다.
김성휘 기자 sunnyk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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