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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위안부 문제' 끝나지 않은 전쟁

정의연 사과 "쉼터관리 윤미향 父에 맡기고, 7580만원 지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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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션 의혹에 "사업 제대로 수행 못한 점 송구"

반값 매각도 인정…"결과적으로 기부금 손실 송구"

국고 보조금 0원 기재는 "회계 처리 오류"

조선일보

15일 경기 안성시 금광면 상중리에 있는 ‘평화와 치유가 만나는 집’의 문이 굳게 닫혀 있다. 이곳은 지난 2013년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가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위한 쉼터로 매입했다. 주민들은 “할머니들은 최근 1년 이상 온 적이 없다” “젊은 사람들이 와서 술 먹고 놀다 갔다”고 증언했다. /TV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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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기억연대(정의연)가 전신인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시절 기부금으로 사들인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위한 쉼터 ‘평화와 치유가 만나는 집’(힐링센터)을 펜션처럼 사용하고,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 당선자인 윤미향 전 정대협 대표의 부친이 혼자 거주하며 관리한 것에 대해 사과했다.

정의연은 16일 설명자료를 배포해 “사업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진심으로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또한 “친인척(정 전 대표 부친)을 관리인으로 지정한 점은 사려 깊지 못했다고 생각하며 사과한다”고 밝혔다.

정대협은 2012년 현대중공업이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지정 기부한 10억원 중 7억5000만원으로 경기도 안성시 금광면 상중리의 토지 242평과 건물을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위한 쉼터로 매입했다. 그러나 이 쉼터엔 지난 7년간 할머니들이 거주한 적이 없고, 윤 전 대표의 부친이 혼자 거주하며 관리해온 사실이 안성시청 관계자와 다수의 인근 주민 등에 의해 알려지면서 비판이 제기됐다.

◇“관리소홀 우려 있어 윤 전 대표 부친에 맡겨…총 7580만원 지급”

정의연은 “힐링센터에는 사람이 상주하지 않아 관리 소홀의 우려가 있어 건물의 일상적 관리를 위해 교회 사택 관리사 경험이 있던 윤 전 대표의 부친에게 건물관리 요청을 드리게 됐다”고 해명했다. 이어 “윤 전 대표의 부친은 부득이 근무하던 식품공장을 그만두고 힐링센터 뒷마당 한 켠에 마련된 작은 컨테이너 공간에 머물며 수원에 있는 본인의 집을 오가며 최근까지 성실하게 건물관리를 맡았다”고 했다.

정의연에 따르면 윤 전 대표의 부친에게 쉼터 관리비와 인건비 명목으로 총 7580만원이 지급됐다. 윤 전 대표의 부친은 2014년 1월부터 2018년 6월까지 관리비와 인건비 명목으로 월 120만원을, 2018년 7월부터 2020년 4월까지 관리비 명목으로 월 50만원을 받았다.

정의연은 “친인척을 관리인으로 지정한 점은 사려 깊지 못했다고 생각하며 사과드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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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5월 윤미향 전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대표가 위안부 할머니 쉼터에서 워크숍을 가진 뒤 찍은 사진. /윤 전 대표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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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할머니들, 상시 거주 어려웠다” 해명…외부 이용 횟수 등은 구체적으로 안 밝혀

정의연은 쉼터가 펜션처럼 사용됐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정의연은 “힐링센터는 할머니들의 쉼과 치유라는 주목적 이외에, 일본군 ‘위안부’의 문제를 알리고 인권과 평화가치 확산을 위한 미래세대의 교육과 활동지원의 공간이기도 했다”며 “기지촌 할머니와의 만남의 장, 정대협 자원활동가와 함께하는 모임 등이 진행됐다”고 했다.

하지만 외부 단체가 쉼터를 사용한 시기, 사용 목적, 단체명, 횟수 등 정확한 내용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문제가 제기된 위안부와 관련 없이 쉼터에서 열린 행사 등에 대해서도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앞서 수원여성회는 2017년 9월 이곳에서 1박2일 수련회를 가졌으며, 지난해 8월에는 민중당 김은진 대표가 참여한 가운데 경기주권연대 출범식이 열렸다. 또한 한 포털 블로그에는 ‘안성 펜션에 다녀왔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에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해 지어진 곳인데 행사로 종종 쓰이고 평소에는 펜션으로 쓰인다나 봐요”라며 이 쉼터 사진이 올라와 있다. 이 글에는 펜션의 위치를 묻는 댓글이 달렸는데 글쓴이가 윤 전 대표의 휴대전화 번호와 펜션의 주소를 답글로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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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7월 한 포털사이트 블로그에 '안성 펜션 다녀왔어요'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사진엔 이곳이 '안성 펜션' 이라고 지칭돼있다. 글쓴이는 '위안부할머니들을 위해 지어진 곳인데 평소에는 펜션으로 쓰여진다나봐요'라고 적었다. /온라인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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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는 펜션이라기보다는 주거공간 같다고 적었다. 정대협은 2012년 할머니들의 쉼터로 쓰겠다며 이곳을 매입했다. /온라인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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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겹살을 올린 사진. /온라인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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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연은 “목적에 따른 운영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해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협의를 통해 사업중단을 결정하고 논의를 진행, 2016년 이후부터 매각이 본격적으로 추진돼 현재 반납절차가 이루어지고 있다”며 “주변 부동산 가격 하락 등의 요인으로 매각이 이루어지지 않던 중, 지난 4월 23일에서야 매매를 위한 계약체결이 이루어지고 이를 모금회에 유선으로 보고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수요시위 참가, 증언 활동 등 할머니들의 활동이 지속되고 있어 사실상 안성에 상시 거주가 어려웠다”고 해명했다.

정의연은 “사업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진심으로 송구하게 생각한다”면서도 “다만 매각과 관련,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성실하게 협의했음을 밝힌다”고 했다.

하지만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측은 지난 15일 본지에 “정대협 측의 요청을 받아 기부자 등과 검토 후 2016년 11월 매각 처리가 확정되긴 했지만, 우리와 금액에 대한 사전 협의 없이 매매 계약이 체결됐다”며 “당황스럽다”고 했다.

매입가 절반 수준 매각엔 “결과적으로 기부금 손실” 사과

정의연은 쉼터를 매입가의 절반 수준에 판 경위에 대해선 “힐링센터 건물(신축) 매입은 당시 형성된 시세대로 구입했다”며 “오랫동안 주변 부동산업소 등에 건물을 내놓았으나 매매가 이루어지지 않았고, 시간이 흐르면서 건물가치의 하락과 주변 부동산 가격의 변화로 현재의 시세로 결정됐다”고 했다.

정대협은 2012년 7억5000만원으로 경기도 안성시 금광면 상중리의 토지 242평과 건물을 매입했다. 이후 1억원을 들여 인테리어를 하고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위한 쉼터로 꾸몄다. 국토부 공시에는 정의연이 이 쉼터를 지난달 23일 매입가와 인테리어 비용을 합친 가격의 반값 수준인 4억2000만원에 매각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돼 있다.

정의연은 “결과적으로 기부금에 손실이 발생하게 된 점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국고 보조금 0원 “회계 처리 오류, 전문가 도움받아 개선하겠다”

정의연과 정대협은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13억원이 넘는 국고 보조금을 받았지만, 국세청 등록 공시에서는 8억원가량이 사라졌다.

이에 대해 정의연은 “2016년에는 수행한 공모 사업이 없었으며, 2017∼2018년 보조금 수입으로 0원을 기재한 것은 회계 처리 오류”라면서 “동일한 오류가 반복되지 않도록 회계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개선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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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영 정의기억연대 이사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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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연과 정대협은 여성가족부, 교육부, 서울시에서 2016년부터 작년까지 국고 보조금 13억4308만원을 받았다. 2016년 1600만원, 2017년 1억5000만원, 2018년 4억3000만원, 지난해 7억4708만원을 받았고, 올해는 6억2200만원(내년 공시 대상)이었다. 그런데 정의연이 2017년부터 2019년까지 국세청에 공시한 자료에는 보조금 수익이 3년 동안 ‘0원’으로 기재돼 있다.

정의연은 “일본군 ‘위안부’ 관련 공모사업 보조금은 별도의 전용계좌로 수령해 사용하고 남은 금액을 공모사업 시행기관에 반환한다”며 “공모사업 시행기관의 사업을 정의연이 대신 수행하는 것이란 생각에서 정의연의 수입, 지출이 아니라고 판단해 결산서에 포함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후에 이러한 방식의 보조금 사업 집행내역도 정의연의 회계처리에 포함해야 한다는 것을 인지해 2019년부터 결산에 반영했다”고 했다. 정대협의 보조금 기재 누락에 대해서도 같은 오류라고 해명했다.

[서유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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