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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9 (토)

이슈 김정은 위원장과 정치 현황

주말만 되면 고조되는 김정은 변고설···빨치산 전술 트라우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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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당국 아니라는데 트럼프 "무슨일이 일어나는지 안다"

김정은, 지난달 12일 이후 20일째 침묵하고 서한통치만

지난달 15일 이후 매주 주중엔 진화, 주말되면 고조 반복

북한 핵실험, 미사일 발사 금~일요일 집중했던 '효과?'

김일성, 김정일 각각 금요일과 토요일 사망했던 '경험'도

신변 이상설이 돌고 있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일에도 나타나지 않았다. 북한 관영 매체가 지난달 12일 그의 공개활동을 보도한 지 20일째 침묵이다. 북한 노동신문은 이날 “김정은 동지께서 모범적인 선동원, 5호담당선전원들에게 감사를 보내시였다”며 김 위원장이 모습을 감춘 채 ‘서한통치’를 이어가는 모습만 보였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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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11일 노동당 본부청사에서 열린 당 정치국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북한 관영매체들은 다음날인 지난달 12일 이 소식을 전했는데, 이후 김 위원장의 공개활동은 전해지지 않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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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김 위원장의 신변이상설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나는 (김정은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고 있다”며 “모든 것이 괜찮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27일(현지시간)엔 “아마 머지 않은 미래에 그의 소식을 듣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지금 당장은 김정은에 관해 이야기할 수 없다”고 밝혀 김 위원장의 신변에 뭔가가 있음을 추정케 했다.

자유시보와 빈과일보 등 대만 언론들은 1일 추궈정(邱國正) 국가안전국(NSB·국가정보원 격) 간부가 전날(30일) 열린 입법원(국회) 외교국방위 업무보고에서 "김 위원장에게 병이 났다"고 밝혔다.

탈북자 출신의 지성호 미래통합당 국회의원 당선인도 30일과 1일 연이어 북한 내부소식통을 인용해 “김 위원장이 99%사망했다”며 “김일성ㆍ김정일 사망 당시 일주일 안에 발표됐던 걸로 봤을 때 이번 주말에 발표될 것으로 본다” 주장했다. 이는 김 위원장이 건재하다는 한국 정부의 판단과 다른 부분이어서 주목된다.

김 위원장의 신변이상설은 지난달 15일 할아버지인 김일성 주석의 108회 생일(북한은 태양절) 행사에 그가 불참하면서 불거졌다. 북한 전문가들과 일부 언론이 이상 징후를 제기한 것이다. 특히 지난달 20일을 전후해 한ㆍ미 언론이 시술설ㆍ중태설을 전했고, 한국 정부는 ”특이사항이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23일 국가안전보장회의)며 진화에 나섰지만 지난주말엔 사망설까지 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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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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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엔 김연철 통일부 장관과 정경두 국방부 장관 등 외교안보 부처 고위관계자들이 지속적으로 신변이상설을 일축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나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어떠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할 수 있도록 노력 중“) 등 미 고위 관계자가 뭔가를 암시하듯 언급함으로써 신변이상설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김정은의 태양절 참배 불참→주말 이상설 제기→주중 진화→주말 사망설→주중 진화→주말 미국발 이상설’의 모양새가 되풀이 되고 있는 것이다.

미 관리들의 언급과 관련, 정부 당국자는 1일 “미국 고위 당국자의 언급을 평가하는 건 부적절하다”며 “한·미간에는 정보 교환이 이뤄지고 있고, 기술정보에 근거한 김정은의 신변에 이상이 없다는 정부의 판단은 달라진 게 없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의 건재가 확실하다”는 정부의 입장에 변함이 없다는 얘기다.

주말이면 고조되는 김 위원장의 신변이상설과 관련해 북한의 주말 ‘사고’와 관련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진희관 인제대 통일학부 교수는 “북한은 상대의 경계심이 느슨해 지는 취약시간대에 ‘공격’하는 빨치산 전술을 즐겨 사용해 왔다”며 “주말이나 연휴에 도발을 했던 북한의 잔상이 주말 변고설을 가져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북한의 5차(2016년 9월 9일)ㆍ6차 핵실험(2017년 9월 3일)은 각각 금요일과 일요일에 이뤄졌다. 또 김 위원장이 집권한 이후 처음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로 전용 가능한 ‘광명성 3호’(북한은 인공위성이라 주장)를 쏜 것도 금요일(2012년 4월 13일)이다.

여기에 김일성 주석(1994년 7월 8일)과 김정일 국방위원장(2011년 12월 17일)이 사망한 것도 각각 금요일과 토요일로 주말이었다. 당시 북한 당국은 김일성 주석 사망은 다음날, 김정일 위원장은 이틀 뒤 관영 매체를 통해 사망소식을 알렸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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