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1일 새벽 키움증권의 HTS에서 해외선물옵션 '미니 크루드 오일 5월물' 거래가 중단됐다. 국제유가가 마이너스로 떨어지면서 HTS가 마이너스 호가를 인식하지 못한 것이다. 이에 투자자들은 HTS에서 매매가 중단되면서 6월물로 갈아타는 롤오버를 하지 못했고 투자금을 모두 날리는 것은 물론 강제청산을 당했다.
업계에 따르면 이번 키움증권 전산장애로 약 50여명의 개인 투자자들이 30억원 규모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밝혀졌다. 청산 주문을 넣어놔도 주문 자체가 거부되는 현상이 발생했다. 눈앞에 호가창에서 가격이 뚝뚝 떨어지는데도 거래를 할 수 없어 분통을 터뜨렸다. 피해자들은 금감원에 민원을 넣고 키움증권을 상대로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문제는 이번 사태가 막을 수 있는 사고였다는 것이다. CME(시카고증권거래소)가 지난 3월 15일 '갑작스러운 유가 하락에 대비해 마이너스 선물 호가와 주문 시스템 환경을 테스트하라'는 내용의 고지를 통해 미리 위험을 경고했다. 또 미래에셋대우, 하나금융투자, NH선물 등은 만기일 전에 투자자의 보유포지션을 청산이나 롤오버하도록 안내해 이번 사태에도 무사할 수 있었다.
이에 키움증권은 피해를 입은 고객들과 개별적으로 접촉하며 배상 방식을 논의하는 중이다. 다만 배상금액을 놓고 입장 차가 커 합의점을 찾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류지민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56호 (2020.04.29~05.05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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