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쿠바 등에 친서 보도 확인”
청와대, 이틀째 “특이한 동향 없다”
트럼프도 “우린 모른다, 김에 행운을”
최고인민회의는 수차례 불참 전례
태양절 참배 첫 불참엔 추측 무성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1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정치국 회의를 주재하는 모습. 조선중앙TV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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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데없는 ‘김정은 건강이상설’을 청와대가 거듭 부인하는데도 22일 여진이 이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기자회견에서 관련 질문이 나왔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는 비공개 간담회를 열어 통일부의 관련 보고를 받았다. <노동신문> 등 북한 주요 매체는 김정은 조선노동당 위원장 겸 국무위원장이 11일 노동당 정치국 회의를 주재했다는 12일 보도 이후 이날까지 김 위원장의 후속 공개 일정을 보도하지 않고 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북한 내부에 특이동향이 식별되지 않았다는 어제 발표는 오늘(22일)도 유효하다”고 말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도 “김 위원장이 수술을 받았다거나 위독하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각) 오후 백악관에서 열린 코로나19 관련 언론 브리핑에서 김 위원장이 위독하다는 언론 보도 관련 질문에 “그런 보도들이 나왔는데, 우리는 모른다”고 대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수술을 받은 뒤 위독한 상태라는 정보를 미국 정부가 주시하고 있다’는 <시엔엔>(CNN)의 보도를 언급하며 “매우매우 심각한 의료 관련 보도를 했는데 (정부의) 그 누구도 그걸 ‘컨펌’(사실이라고 확인)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그(김정은 위원장)가 잘 있기를 바란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나는 오직 김정은에게 ‘행운을 빈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한국 국회에선 외교통일위원회 비공개 간담회가 열려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 경과와 함께 김 위원장의 건강이상설과 관련한 정부의 보고를 받았다. 간담회 일정이 급하게 잡힌 탓에 김연철 통일부 장관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다른 일정을 이유로 불참했다. 통일부에서는 이상민 기획조정실장과 백태현 정세분석국장이 참석해 관련 보고를 했다.
통일부 쪽은 “노동당 정치국 회의 참석 이후 김 위원장의 공개 활동이 식별(확인)된 게 없다”면서도 “현재까지 북한 내부의 특이동향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보고했다고 윤상현 외통위원장이 전했다. 통일부는 김 위원장이 쿠바 주석(<노동신문> 21일치 1면)과 짐바브웨 대통령(<노동신문> 19일치 1면) 등 각국 정상한테 친서를 보냈다는 보도 등 ‘김 위원장의 정상적 업무 수행’을 <노동신문> 등 북쪽 주요 매체가 전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이와 관련해 윤상현 위원장은 “통일부는 북한 내부 특이동향을 발견하지 못했다는데, 김 위원장이 집권 이후 태양절(4월15일, 김일성 주석 탄생 기념일) 참배나 최고인민회의에 불참한 것이 특이동향이 아니면 무엇이 특이동향이냐”고 문제를 제기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14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이 아니어서 지난 12일 열린 최고인민회의 14기 3차 회의 불참이 논리상 문제 될 대목은 없다. 더구나 김 위원장은 2012년 집권 뒤 지금까지 열린 12차례의 최고인민회의에 5차례 불참한 터라, 이번 회의 불참이 ‘특이동향’으로 간주될 이유도 마땅히 없다. 다만 김 위원장이 북한에서 “민족 최대의 경사”로 불리는 태양절 계기에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주검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는 보도가 없었던 건 집권 이후 이번이 처음이라 그 배경을 두고는 추측이 무성하다. 북한 동향에 밝은 고위 소식통은 “김 위원장은 태양절 즈음에 평양 밖의 제3의 지역에 있었던 것으로 안다”며 “우리도 태양절 참배 불참 이유가 궁금하지만, 이상 징후로 볼 만한 상황은 없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노동당 정치국 회의 주재 이후 줄곧 원산 지역에 머물고 있다고 알려졌다.
이제훈 선임기자,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nom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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