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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원유 저장시설 부족난"…유조선업체 '저장용'임대 특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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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대우, COSCO에너지운송 강세 종목으로 꼽아

이코노믹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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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리뷰=박민규 기자] 코로나 사태로 원유 수요가 격감하면서 공급과잉 상태의 원유시장은 저장시설 부족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공급은 넘치는데 저장할 곳이 부족해지면서 국제유가는 최근월물 보다는 원월물가격이 높은 국제유가의 콘탱고(Contango) 현상이 당분간 지속되면서 유조선을 원유 재고 저장용으로 임대하는 용선업체와 해운업체들이 강세를 띌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 20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되는 5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가 전일 종가 기준 배럴당 -37.63달러로 폭락했다. 마이너스 유가는 원유 공급 초과에 따른 저장소 부족 문제에 선물 만기일 도래까지 맞물리면서 빚어진 사상 초유의 사태다. 6월물 WTI가 20달러대에 진입하면서 장기 선물과의 격차는 50달러 이상까지 벌어졌다. 가히 슈퍼 콘탱고 상태라 일컬을 만하다.

사실 원유시장의 콘탱고 현상은 트레이더들에 있어 무위험 차익 거래 기회가 될 수 있다. 높은 가격의 장기 선물은 매도하고 저렴한 현물을 매수해 기다리면 배럴당 가격 차이만큼 이익을 볼 수 있는 것이다.

문제는 실물 원유 보관에 필요한 시설과 비용이다. 최근 원유 과잉 공급으로 재고가 넘쳐나면서 지상 저장고는 이미 한계에 임박했으나, 대신 초대형 원유 운반선(VLCC)을 저장 용도로 사용하는 방법도 있다. 일반적으로 VLCC 한 척의 적재중량톤은 약 30만DWT 급으로, 원유 200만배럴을 저장 가능하다.

류제현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에 따르면 VLCC 사용으로 얻을 수 있는 무위험 수익은 용선 기간이나 기타 비용에 따라 변할 수 있으나, 단기 거래(WTI 1개월물~3개월물) 및 10~30달러 범위의 가격 차(WTI 3개월물-1개월물)를 전제 조건으로 약 600만~4300만달러 정도 급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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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장용 VLCC는 중소형선 Suezmax(약 15만DWT)와 Aframax(약 8만DWT)를 합쳐 올해 초 70척 가량이었으나 최근 100척을 넘었다. 이는 전 세계 VLCC 수요의 4%, 톤수 기준으로는 5%에 해당한다. 코로나19 사태로 순수 운반 목적 VLCC에 대한 수요는 점차 전망이 불투명해지는 반면, 저장용 VLCC 수요는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류제현 연구원은 "최근 저장용 VLCC의 총 저장 용량이 1.5억배럴까지 상승했고, 미국의 상업용 원유 재고가 5억배럴을 넘어선 것을 감안하면 저장용 VLCC에 대한 수요는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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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장용 VLCC 수요 증가에 따라 탱커(액체화물운반선) 수급이 개선 방향으로 탄력 받으면서 탱커 운임 역시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영국 조선ㆍ해양 전문 시장조사업체 클락슨에 따르면, 지난 3월 말부터 저장용 VLCC 수요가 본격화하면서 페르시아만-중국 노선 기준 VLCC(28만DWT)의 용선료(TCE)는 하루 10만달러 이하에서 최근 17만 달러대까지 껑충 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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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커선사들의 호조는 해당 섹터 주가로도 이어졌다. 미래에셋대우는 특히 중국의 COSCO에너지운송에 대해 "긍정적 관점을 유지한다"고 언급, 해당사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로 유지할 것을 시사했다.

국내 시장에서는 별 달리 의미가 큰 탱커선 관련 주는 없으나, 벌크선 위주의 해운업체 팬오션이 대안주로서 주목 받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류제현 연구원은 "원유시장의 콘탱고 현상이 계속되면 팬오션이 보유한 Dirty MR Tanker의 추가 수급 역시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면서 "(팬오션이) 최근 주력하고 있는 건화물선 시장 역시 반등세가 이어지는 등 바닥 탈출 신호가 관측되는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박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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