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 긴급대책 나올 듯
마이너스를 기록한 WTI 시세는 롤오버 등의 여파로 지나치게 왜곡됐으며, 전체 원유 시장의 분위기는 장기적으로 나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도 산산히 깨지고 있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시세도 배럴당 20달러가 밀렸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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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기 희망
21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6월 인도분 WTI는 전날 대비 배럴당 43.4%(8.86달러) 하락한 11.5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는 20일 마이너스 시세를 기록하며 크게 휘청인 바 있다. 각 산유국들의 감산 정책이 연이어 발표됐으나 코로나19로 인한 원유수요 급감을 막아내기에는 크게 부족하다는 주장이 나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산유국들은 12일 추가회의를 통해 5월에서 6월까지는 하루 970만 배럴을 감축하는 등 감산안을 발표했으나 수요 급감에 대비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해 최대 하루 3000만배럴의 감산은 해야 가격하락을 막을 수 있다고 본다.
여기에 이미 각 국의 저장창고가 한계에 이르렀으며,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당분간 원유 수요가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는 것도 국제유가 하락을 부채질하고 있다.
다만 20일 WTI 가격이 마이너스로 떨어져도 단기적으로는 국제유가가 하락하겠으나 장기적으로는 반등의 기회가 있다는 말도 나왔다. 근원물(5월물)보다 원월물(6월물) 가격이 크게 벌어지는 콘탱고 현상이 벌어지는 가운데 투자자들이 WTI 만기일을 앞두고 롤오버를 택했고, 이 과정에서 WTI 가격이 크게 왜곡됐다는 뿐이라는 분석이다.
WTI 6월물 선물가격은 여전히 20달러를 지켰고 7월물은 25달러 이상을 유지한 점도 투자자들이 국제유가 상승을 두고 일말의 기대를 걸었다는 전망이 나왔다. 또 브렌트유가 20달러 중반을 기록하며 순항했다. 코로나19의 타격으로 국제유가가 크게 하락했으나, 만약 각 국이 정상적인 경제활동을 시작하면 원유 수요가 다시 늘어나 국제유가가 반등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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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 무너지다
코로나19로 인한 원유수요 급감, 이에 따른 국제유가 하락은 단기적 관점에서 피할 수 없는 난제지만 장기적으로는 ‘희망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그러나 21일 이러한 희망은 깨지는 분위기다.
우선 전날 마이너스를 기록한 5월물이 21일 10달러 수준을 회복했으나, 이는 투자자들이 6월물 거래에 집중하고 있어 벌어진 착시효과로 보여진다.
이런 가운데 6월물 WTI 가격이 반토막이 나면서 11달러를 기록해 주춤했으며, 장중에는 6달러 선까지 밀리기도 했다. 한 자릿수 가격이 현실이 된 셈이다. 7월물도 20달러선을 내어주며 크게 주춤했다. 상대적으로 선방하던 브렌트유도 결국 20달러 고지를 내줬다. 장중 17달러까지 밀렸으나 낙폭을 거듭하며 18달러 수준으로 장을 마감했다.
WTI 원원물 시세가 급락한 것은 결국 코로나19로 인한 원유수요 급감 현상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원월물 시세 급감과 더불어 바다 원전에서 생산되는 브렌트유의 시세가 꺾였다는 것은, 원유수요 급감에 이어 원유를 저장할 수 있는 장소가 크게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기가 당분간 오래 지속될 수 있다는 분석과 맥을 함께 한다.
한편 국제유가 하락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OPEC+는 조만간 추가 대책을 위한 긴급회의를 열 전망이다. 나아가 저유가 기조의 직격탄을 맞는 자국 셰일가스 업계의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미국도 본격적인 행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공급 조절을 중심으로 원유 시장을 제어하려는 OPEC의 한계가 여전한 상황에서 당분간 국제유가 하락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최진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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