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선 무기징역 가능…성착취물 다크웹 손정우, 강제송환 절차

차단된 '웰컴 투 비디오' 다크웹 사이트. 중앙포토

법원이 세계 최대 규모의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사이트를 운영하고도 솜방망이 처벌에 그친 손정우(24)에 대해 범죄인 인도를 위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미국 송환이 이뤄지면 현지 법원에서 재판을 받게 되는데 중형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은 서울고검이 청구한 손씨에 대한 인도 구속영장을 이날 발부했다. 손씨는 27일 만기 출소할 예정이었지만 이번에 영장이 발부되면서 석방되지 않는다.

관련 절차에 따라 검찰이 3일 안에 범죄인 인도 심사를 청구하면 영장을 발부한 재판부가 심리에 들어가 2개월 안에 인도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인도심사는 단심제이기 때문에 불복할 수 없다.

최종 인도 결정이 내려지면 법무부 장관의 승인을 거쳐 미국의 집행기관이 한 달 안에 국내에 들어와 신병을 인도하게 된다. 따라서 적어도 두 달 안에는 손 씨의 인도 여부가 결정되게 된다.

손씨는 추적이 힘든 다크웹(dark-web)에서 아동 성착취물 사이트를 운영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2015년 7월부터 2018년 3월까지 사이트가 운영되는 동안 회원 수는 128만여명에 달했다. 파일은 약 17만개에 이른다. 이 과정에서 손씨는 4억원이 넘는 범죄수익을 얻기도 했다.

1심은 손씨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내렸지만 2심은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이후 대법원에 상고하지 않아 지난해 5월 형이 확정된 손씨는 오는 27일 만기 출소를 앞두고 있었다.

미국 법무부는 손씨의 출소를 앞두고 범죄인 인도 조약에 따라 손씨의 강제 송환을 요구했고 법무부도 이를 검토해왔다. 미국 검찰은 지난해 10월 손씨에게 아동 음란물 배포 등 9개 혐의를 적용해 미국 법원에 기소했다.

국내와 달리 미국에서 아동 성착취물 제작·유포 사범은 중죄로 취급된다. 아동 성착취물을 1회 다운로드한 사람이 징역 15년형을 선고받는 등 처벌이 한국보다 훨씬 무겁다.

손씨 사건은 최근 ‘n번방’, ‘박사방’ 사건으로 성착취물 범죄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다시 주목을 받았다. 지난 3월 청와대에는 손씨를 미국에 강제송환해달라는 국민청원이 올라왔는데 20만명이 넘는 동의를 받았다.

박광수 기자 park.kwa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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