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공개한 아이폰SE 2세대가 저렴한 가격과 강력한 성능으로 주목받고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중저가형 스마트폰 출시가 이어지는 가운데, 애플이 4년만에 중저가 시장에 도전장을 내놓은 것이다. 아이폰SE 2세대 ‘흥행예감’에 카메라 등 아이폰 주요 부품을 공급하는 LG이노텍 실적 전망도 밝아지고 있다.
20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애플이 지난 15일(현지 시각) 공개한 아이폰SE 2세대가 오는 24일 세계 40여국에 출시된다. 국내 출시는 5월초로 예상된다. 아이폰SE는 2016년 첫선을 보인 애플 중저가형 스마트폰으로, 2세대 출시는 4년 만이다.
애플 아이폰SE 2세대. /애플 제공 |
아이폰SE 2세대는 아이폰8과 유사한 디자인에 4.7인치 1334×750 해상도 LCD(액정표시장치)를 탑재했다. 갈수록 대형화하는 최신 스마트폰과는 달리 작은 크기로, 대형 화면을 기피하는 이용자들 취향에 알맞다.
크기는 작지만 성능은 강력하다. 아이폰SE 2세대는 모바일AP로 아이폰11 시리즈에 사용된 A13 바이오닉 프로세서를 채용했다. 플래그십 스마트폰과 같은 수준 ‘두뇌’를 갖췄지만 가격은 절반 수준이다. 아이폰SE 2세대 국내 출하가는 64GB(기가바이트) 기준 55만원으로, 지난해 10월 출시한 같은 용량 아이폰11보다 44만원 저렴하다.
관련업계는 아이폰SE 2세대의 뛰어난 ‘가성비(가격대 성능 비율)’에 주목하고 있다. 현재 애플 중저가형 스마트폰은 아이폰XR이다. 아이폰XR 64GB 출고가는 85만원으로, 아이폰SE 2세대보다 30만원이 비싸다.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중저가형 스마트폰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는 올해 세계 스마트폰 시장 규모가 지난해보다 11% 감소한다는 전망을 내놨다. 소비 여력이 줄어들며, 고가 스마트폰 수요 타격이 클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브랜드파워가 가장 강력한 애플이 가성비가 뛰어난 중저가 신제품을 내놓아, 중저가 시장에서 본격적인 경쟁이 펼쳐질 듯하다"고 말했다.
LG이노텍의 스마트폰용 ToF(Time of Flight, 비행시간 거리측정) 모듈. /LG이노텍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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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SE 2세대가 흥행에 성공한다면, 국내에선 LG이노텍이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LG이노텍은 국내 대표적인 애플 공급업체다. LG이노텍은 아이폰에 카메라와 비행시간 거리측정(ToF)·3D센싱 모듈 등을 공급하고 있다.
LG이노텍은 매년 아이폰 플래그십 신제품이 출시되는 하반기에 좋은 성적표를 내는 전형적인 ‘상저하고’식 실적 추이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올해는 아이폰SE 2세대 부품 공급으로 1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증권가는 LG이노텍이 1분기 영업이익 708억원, 매출 1조7319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서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하고, 매출은 26.5% 늘어난다는 예상이다.
LG이노텍은 오는 28일 1분기 실적을 공개할 계획이다. 증권가는 실적 발표를 앞두고 LG이노텍이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할 수 있다는 관측을 속속 내놓고 있다. 실제 LG이노텍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실적예상치)는 지난 3월 400억원대였지만, 4월들어 상향돼 700억원을 돌파했다. 이 기간 코스피 상장사 중 컨센서스 상향폭이 가장 크다.
박강호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아이폰SE 2세대 출시 지연이 우려됐지만 3월 생산이 진행됐다"며 "LG이노텍은 아이폰SE 2세대와 태블릿PC 신제품에 카메라·ToF 모듈을 공급하고, 한국과 베트남에서 안정적인 생산을 이어가 중국 경쟁업체보다 우위에 있다"고 했다.
윤민혁 기자(beherenow@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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