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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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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스테로이드 적절히, 보습 크림 충분히…아토피 치료는 장기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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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아토피피부염 환절기 건조한 날씨와 기온 변화는 아토피피부염 환자를 힘들게 한다. 가려움증이 심해져 수면 장애와 우울 증상으로 고통받는 환자도 적지 않다. 아토피피부염은 환자가 겪는 고통만큼 잘못된 정보가 많은 질환이기도 하다. 스테로이드 사용이나 생활습관과 관련한 부정확한 정보가 치료의 걸림돌이 되고, 환자의 스트레스도 가중된다. 건국대병원 피부과 안규중 교수와 함께 아토피피부염에 관한 올바른 정보를 짚어본다. 우유·계란 등 고단백식 증상을 악화시킨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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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 스테로이드 사용은 가급적 자제한다

스테로이드는 막연히 독한 약이라고 생각해 사용을 꺼리다 아토피가 악화한 상태로 오는 환자가 적지 않다. 하지만 스테로이드는 적절하게 사용할 경우 안전하고 효과적인 핵심 치료제다. 스테로이드는 우리 몸과 전혀 관계없는 호르몬이 아니다. 신체에서 매일 일정량 이상 분비되는 물질로 다양한 작용 중 항염·항알레르기 기능이 있다. 신체에서 분비하는 용량만으로 조절이 안 되는 경우, 즉 알레르기나 염증 반응이 일시적으로 심하게 나타나는 경우 부족한 양을 외부에서 보충하는 것이 스테로이드 치료다.

얼굴이 붉어지고 피부가 얇아지거나 실핏줄이 늘어나는 등의 스테로이드 부작용은 스테로이드를 남용해 장기간 사용했을 때 나타나는 문제다. 스테로이드가 과하게 작용해 발생하는 부가적인 증상들이다. 혈중 스테로이드 양을 측정해 필요한 최소량의 스테로이드를 사용하면 안전하다. 증상이 호전되면 스테로이드를 서서히 끊으면 된다. 외부에서 스테로이드가 보충되면 체내 스테로이드 분비가 줄어드는데, 이때 갑자기 약을 끊으면 분비량이 정상으로 돌아오기 전이므로 증상이 심해질 수 있어서다.

편견을 갖고 스테로이드를 쓰지 않으면 아토피피부염은 치료하기 어렵다. 증세가 나아지지 않으니 여러 병원을 전전하기 쉽다. 면역억제 효과가 있는 치료제도 있지만, 이는 스테로이드로 인한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같이 사용하는 것이다. 면역억제제 같은 다른 치료법들도 나름의 부작용이 있다.

X 크면 자연치유되니 치료 미뤄도 된다

성인이 되면 아토피피부염의 90%가량은 저절로 없어진다. 하지만 아토피피부염은 증상이 있을 때 빨리 치료받는 게 좋다. 주요 증상인 심한 가려움증 때문에 수면 장애가 빈번하게 나타나고 우울증과 주의력 결핍·과잉행동 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 스트레스가 심하다. 아토피피부염은 다리가 접히는 부위, 엉덩이·손목·발목 등 피부가 약한 쪽에 증상이 잘 나타난다. 자꾸 이 부위를 긁고 피부에도 변화가 생기면 바로 치료받아야 한다. 아토피피부염으로 인한 상처와 착색은 자극이 반복되지 않으면 3~6개월 이내에 대개 없어진다. 하지만 적절히 치료받지 못해 같은 자리를 계속 긁으면 흉이 남을 수밖에 없다.



X 우유·계란 등 고단백식 증상을 악화시킨다

아토피피부염 환자는 개인마다 피해야 할 음식이 각각 다르다. 모든 환자가 우유·계란 같은 고단백 식품에 알레르기 증상이 나타나는 게 아니다. 그러므로 알레르기 검사를 통해 증상을 악화하는 인자가 무엇인지 알고, 이를 피하는 맞춤 치료가 필요하다. 반대로 아토피피부염에 특별히 좋은 식품도 없다. 특정 식품이나 건강 보조 식품이 질환에 효과가 있음을 증명한 연구는 없으므로 맹신하지 않아야 한다.

O 아토피 치료 효과는 서서히 나타난다

‘얼마나 치료하면 나아지느냐’고 질문하는 환자가 많지만, 아토피피부염 치료의 기간에는 답이 없다. 만성·재발성 피부염이므로 단시간에 치료되지 않고, 개개인의 특성에 따라 달라 길게는 몇 년씩 치료받는 경우도 흔하다. 아토피피부염 치료는 스테로이드를 쓰던 사람이 스테로이드를 끊고 항히스타민만 쓰는 단계, 항히스타민 용량을 하루 2회에서 1회로 줄이는 단계, 최종적으로는 보습제만 사용해도 피부 가려움을 느끼지 않는 단계로 서서히 나아간다. 약에 대한 반응과 증세 경감 속도가 다르므로 조급해하거나 다른 사람의 치료법을 무턱대고 따라 하지 않는 게 좋다.

O 샤워는 짧게 하고 때는 밀지 않는다

목욕을 너무 자주 하는 건 좋지 않지만 미지근한 물로 5분 정도 가볍게 샤워하는 건 괜찮다. 중요한 건 보습이다. 피부가 가려워지는 원인 중 하나가 건조함 때문이다. 세정력은 떨어지더라도 손으로 가볍게 샤워하고, 클렌징 제품을 쓸 땐 중성이나 약산성에 향이나 첨가물이 없는 것이 좋다. 샤워 후에는 수건으로 가볍게 두드려 물기를 닦아내고, 물기가 마르기 전에 보습용 크림이나 연고를 바르는 게 좋다. 피부 보습 인자인 세라마이드 등의 성분이 포함된 보습제를 듬뿍 바르면 건조증을 완화하고 수분 손실을 예방해 가려움증을 덜 수 있다. 보습제는 외부의 알레르기 물질이 침입하는 것을 막아주는 효과도 있다. 손톱은 짧게 손질해 줘야 한다. 피부를 긁더라도 피부가 갈라지는 손상을 줄이기 위해서다.

뜨거운 물로 오래 목욕하거나 때를 밀면 피부의 자연 보습 성분이 녹고 피부에도 자극을 준다. 아토피 부위에 햇볕을 쬐고 소금물로 씻는 것도 피부를 자극해 증상을 악화하는 요인이다.

이민영 기자 lee.m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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