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직격탄 맞은 미술 전시기획사
'한국예술전시기획사협회' 설립해
피해 조사보고서 작성, 문체부 제출
"최소 90억 손실, 간접비까지 150억원…
정부 측에 긴급 지원책 요구할 것"
한산한 미술 전시장에서 3일 한 관람객이 그림을 보고 있다.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미술 전시 관람객 숫자는 1~3월 기준, 지난해 47만7241명에서 올해 16만3118명으로 감소했다. /예술의전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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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사태로 인한 국내 미술 전시기획사들의 피해액이 90억원 수준인 것으로 처음 집계됐다. 대응책 마련을 위해 전시기획사 17곳이 최근 ‘한국예술전시기획사협회’를 발족해 문화체육관광부 측에 피해 분석 자료를 제출한 사실도 본지 취재 결과 3일 확인됐다.
◇경쟁사끼리 협회 창립…“손실액 많게는 150억원”
본지가 단독 입수한 ‘미술 전시시장 티켓 판매 추이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년간 1~3월 평균 관람객 숫자는 22만명 수준이었으나, 2020년 3월에 이르러 5만명으로 급감했다. 전시 관련 티켓 판매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는 인터파크 측이 작성한 해당 보고서는 “손실액은 최소 90억원”으로 집계했다. 입장료(50억원), 아트샵(30억원), 기타(10억원) 피해 규모를 합산한 수치다. 협회 측은 “간접비까지 포함하면 150억원 수준”이라고 부연했다.
코로나 사태 이후 국내 화랑가 매출액 및 경매시장 낙찰총액 감소 데이터는 발표된 바 있으나, 전시업계의 상세한 피해 내역이 보고서로 정리돼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예술전시기획사협회 초대 회장을 맡게 된 지엔씨미디어 정용석 부사장은 “큰 난관에 봉착한 상황에서 경쟁사끼리 힘을 모으기로 했다”며 “공연업계와 같은 정부의 긴급 지원책 마련을 호소하기 위해 지난 31일 발기인 대회를 열고 협회를 창립했다”고 말했다. 참여 회원사로 지엔씨미디어·씨씨오씨·티모넷 등 국내 유수의 전시기획사가 참여했는데, 조만간 30여 곳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인터파크 데이터에 기반한 국내 미술전시의 코로나 피해 현황. 관람객 숫자와 티켓 판매금액이 큰 폭으로 줄었다. /한국예술전시기획사협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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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확진자 발생 후 폭락, 아트샵까지 도미노 현상
코로나 창궐 전까지만해도 전시 시장은 호조세로 출발했다. 올 1월 1주차 인터파크 전시 티켓 판매 금액(7억1850만원)은 지난해 동기(5억3222만원)보다 큰 폭으로 앞섰다. 하지만 국내 첫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한 1월 20일 이후, 하락 폭이 커졌다. 2월 1주차 판매액은 3억3418만원이 됐고, 바이러스 위기 대응 단계가 ‘심각’으로 격상된 2월 4주차에는 2억3106만원, 가장 최근인 3월 4주차에는 8401만원까지 떨어졌다. 정상적인 주별 평균 관람객을 약 2500 명으로 설정한 결과, 올해 1분기 개별 전시 입장료 피해 규모는 약 1억6000만원 수준이었다. 향후 2~4 분기에 예정된 주요 전시 역시 연기 또는 취소되고 있는 상황이다. 협회 측은 “전시 산업이 무너지면 가뜩이나 어려운 미술계 전체가 도미노처럼 무너질 것”이라고 했다.
관람객 발길이 끊기면서, 전시장 부가 수입원인 아트샵 피해도 커졌다. 보고서는 “캐릭터 전시 아트샵의 경우 약 1억5000만원, 유화·사진 분야 전시는 각 4000만원 정도 손해 본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코로나가 전세계적 대유행으로 번지면서 기타 고정비, 특히 작품 운송료 부담도 커졌다. 보고서에는 “항공편 감소에 따른 항공료 인상으로 미술 작품 운반 등에 있어 예상치 못한 금액이 투여돼 개별 전시 기획사에 막대한 피해를 주고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고 적시돼있다.
협회는 이 같은 내용을 지난 1일 문체부에 전달했고, 추가 상세 자료를 다음주 중 문체부 및 예술경영지원센터 측에 제출해 보상안과 대책 마련을 요구할 예정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업계를 도울 수 있는 방안이 있는지 검토 중”이라고 했다.
[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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