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기재부는 중위소득 이하 1000만가구에 4인 가구 기준 100만원의 긴급재난생계지원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중위소득은 전체 가구를 소득순으로 순위를 매겼을 때 가운데를 차지한 가구의 소득을 말한다. 올해 기준 중위소득은 1인 가구 월 176만원, 2인 가구 299만원, 4인 가구 375만원 등이다.
반면 민주당의 지원 범위는 기재부 안보다 훨씬 크다. 소비를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최대한 많은 국민이 수혜 대상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소득에 따라 최대 1200달러를 주는 미국과 취약 가구에 20만~30만엔을 지급하는 일본처럼 직접 현금을 국민에게 주는 방식이 효과적이라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기재부는 경기부양 효과보다는 어려운 가구를 지원하는 복지 차원의 지원금 지급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과거 일괄적으로 지급한 일본의 사례를 들며 선별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일본은 침체된 소비를 활성화하기 위해 19세 이상~65세 미만 국민에게 1인당 1만2000엔을, 18세 이하와 65세 이상은 1인당 2만엔을 각각 지급했지만 소비 진작 효과는 크지 않았다. 일본 내각부가 분석한 결과를 보면, 지원금을 받은 달에는 지원금의 8%만 소비로 이어졌다. 누적으로 보더라도 지원금의 25%만 소비했다.
저소득 가구가 상대적으로 소비를 많이 하는 것도 기재부가 강조하는 선별 지원의 근거다. 국회예산정책처가 지난해 10월 펴낸 ‘가계금융복지조사를 이용한 가구 한계소비성향 추정’을 보면 소득 하위 20% 가구의 한계소비성향은 0.45로 상위 20%(0.19)에 비해 2.4배 높았다. 지원금 지급이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등 다른 지출에 비해 국내총생산(GDP) 규모를 끌어올리는 효과도 적다고 기재부는 강조하고 있다.
당정은 재원 규모에서도 이견을 보였다. 정부안이 확정된다면 이미 지원받기로 한 기초생활수급·법정 차상위 가구를 제외할 경우 재원은 약 5조~6조원이 필요하다. 그러나 민주당 안이 확정될 경우 재원 규모가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추가 대책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의 올해 추계인구가 5178만명임을 고려하면 국민의 절반에 50만원씩 지급할 경우에는 약 13조원, 국민의 70%에 지급한다면 18조원으로 늘어난다.
보조금은 체크카드나 상품권 등을 통해 지급될 것으로 보인다. 현금으로 줄 경우 빚을 갚거나 저축을 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어 일본도 2009년 현금으로 지급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지급 방식에 대해서는 당정 간 이견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지원금 지급 효과를 높이기 위해선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상봉 한성대 교수는 “모든 계층에게 현금을 지원하는 것은 경기부양 효과도 크지 않고 재정건전성 문제도 발목을 잡을 수 있다”며 “결국 시간이 걸리더라도 소비성향이 높은 소득 하위 가구에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맞는 방향”이라고 말했다.
박상영·윤희일 기자 sy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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