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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논란의 게이츠, 8일 만에 사퇴···트럼프 ‘충성파’ 밀어붙이기 제동 걸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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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 상원의원들 ‘제왕적 대통령’ 견제 주목

트럼프, 팸 본디 지명…‘충성파’ 인선 기조 고집

또 다른 논란 국방·교육장관 지명자 거취도 주목

경향신문

법무부 장관 후보로 지명됐으나 미성년자 성매수 의혹 등 논란이 가라앉지 않자 자진 사퇴한 맷 게이츠 전 하원의원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 새 법무부 장관 후보로 지명된 팸 본디 전 플로리다주 법무장관.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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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년자 성매수 의혹으로 자격 논란이 불거진 맷 게이츠 미국 법무부 장관 지명자가 사퇴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의 ‘밀어붙이기식’ 인선 방식이 타격을 입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공화당 상원의원들의 견제 기능이 주목을 받는 가운데 트럼프 당선인은 곧바로 게이츠 전 하원의원을 대신할 새 후보자로 또 다른 ‘충성파’ 팸 본디 전 플로리다주 법무장관을 지명했다.

21일(현지시간) 게이츠 전 의원이 법무부 장관 지명 8일 만에 자진 사퇴한 배경으로는 각료 인준 권한을 가진 상원의 공화당 의원 중 일부가 ‘불가’ 방침을 굽히지 않았던 상황이 꼽힌다. CNN은 이날 “트럼프 당선인이 게이츠에게 전화를 걸어 ‘상원에서 인준을 받을 표를 확보하지 못했다’고 말했다”며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사실상 게이츠 전 의원에게 사퇴를 종용했다는 것이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게이츠 전 의원 낙마에 대해 “공화당 동맹에 대한 트럼프의 절대적인 권력을 보여주는 대신 그의 한계를 드러냈다”며 “‘트럼프는 군주가 아니다’는 트럼프 당선인이 환영하지 못할 만한 교훈을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공화당이 백악관과 상·하원을 모두 거머쥐는 ‘레드 스위프’를 달성하면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국정운영 독주를 위한 기반이 완성됐다는 예상이 나왔지만, 트럼프 당선인으로선 진영 내부 견제에 직면한 셈이다.

이번 일을 계기로 6년 임기에 비교적 선거 부담이 적은 상원의원들이 앞으로 트럼프 당선인의 독주를 견제할 역할을 해낼지 주목된다. 게이츠 전 의원 낙마 과정에서 특히 강한 반대 목소리를 낸 것으로 전해진 리사 머카우스키 의원(알래스카)·수전 콜린스 의원(메인) 등은 성폭행 의혹에 휩싸인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지명자에 대해서도 비판적 시각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 밖에 공화당의 전통적 노선을 상징하는 인물인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 ‘보수주의 기후 코커스’를 이끌며 기후위기 회의론자와 맞서온 존 커티스 상원의원 당선인 등도 트럼프 당선인의 위세에 맞서 반대 목소리를 낼 가능성이 있다고 미 언론들은 짚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번 사태는) 공화당 상원의원과 법률 및 윤리 시스템, 미디어 등 기관이 마음만 먹으면 여전히 트럼프에게 상당한 견제를 가할 수 있다는 조기 신호”라고 했다.

게이츠 전 의원의 낙마로 헤그세스 지명자를 비롯해 ‘백신 회의론자’인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부 장관 지명자, 자질 시비 등으로 부적격 논란이 불거진 린다 맥마흔 교육부 장관 지명자 등의 거취에도 관심이 쏠린다. 일각에선 트럼프 당선인이 ‘게이츠 사퇴’를 내준 만큼 다른 지명자 인선에는 협조를 요구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당선인으로선 게이츠 전 의원이 ‘버리는 카드’까진 아니었더라도 상원의원들의 눈높이를 낮추는 효과를 노려볼 수 있다는 해석도 있다.

트럼프 당선인이 공화당 상원의원과 여론의 반응을 살피며 비교적 ‘신중모드’로 돌아설 가능성도 점쳐졌으나 속전속결로 본디를 새 법무장관 후보자로 지명해 ‘충성파’ 인선 기조를 고집하는 모습을 보였다. 본디 지명자는 트럼프 당선인의 1차 탄핵 심판에서 개인 변호사로 활동했으며 주 법무장관 시절 폭스뉴스 프로그램에 공동 진행자 등으로 출연한 이력이 있다. 플로리다주 출신에 강경 보수 성향의 충성파, 개인 변호인, 폭스뉴스 등 트럼프 집권 2기 내각의 인선 키워드를 관통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희진 기자 h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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