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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연기에...일본, 5G와 8KTV 전략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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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까지 덮쳐 설상가상

[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코로나19가 창궐하며 일본 도쿄 올림픽이 2021년으로 연기됐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25일 올림픽을 1년 연기하기로 합의했으며, 늦어도 2021년 여름까지는 도쿄 올림픽ㆍ패럴림픽을 개최한다는 것에 합의했다. 그동안 지속적으로 일본 정부와 IOC의 결단을 촉구하던 세계보건기구 WHO는 26일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 명의로 "어렵지만 현명한 결정"이라며 "선수와 관중, 관계자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희생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IOC 위원들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올림픽이 연기된 가운데 일본에서는 벌써부터 주판알 튕기는 소리가 요란하다. 올림픽은 세계인의 화합을 위한 축제이면서도 상당히 강력한 경제적 파급력을 가진 국제적 이벤트며, 이번 연기 결정으로 그 피해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본 정부는 올림픽 개최로 약 2조엔 안팎의 국내총생산(GDP) 부양효과를 기대했으나 전격 연기 결정으로 6400억엔의 경제적 손실을 입을 가능성이 높다.

나아가 올림픽을 기점으로 추진하려던 5G 및 8KTV 전략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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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 득실은?

올림픽이 경제적 이득을 무조건 보장하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인 시대는 이미 지났다. 실제로 1976년 올림픽을 열었던 캐나다 몬트리올의 경우 올림픽을 치르며 발생된 부채를 갚는데 30년이 걸렸고, 그 여파로 캐나다 경제의 축이 몬트리올에서 토론토로 넘어가는 사태가 벌어진 바 있다. 최근인 2016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도 결국 빚잔치로 끝나 허탈함만 남겼다.

다만 일본은 도쿄 올림픽을 통해 강력한 경기부양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경기장과 선수촌의 건립을 위해 천문학적인 자본을 투입한 것도 올림픽 특수를 노린 전략이다. 총 1조3500억엔을 투입해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르는 한편, 이를 바탕으로 불황의 늪에 빠진 일본 경제의 활력을 살리겠다는 야심이 넘쳤다.

그러나 생각하지 못한 코로나19 변수로 결국 올림픽이 연기되며 스텝이 꼬였다. 취소라는 최악의 상황은 면했으나 경기 부양은 커녕 엄청난 적자를 감내해야 할 상황에 봉착했다. 당장 올림픽을 위해 조직위원회가 3500명의 직원을 선발한 가운데 이들의 인건비만 40억엔이 넘는 상황이다.

현재 550만장이 팔린 티켓도 문제다. 조직위원회는 티켓을 환불하거나 내년에 관람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는 가운데 만약 환불에 대거 사람들이 몰릴 경우 이 과정에서 엄청난 지출이 있을 전망이다. 일단 무토 도시로(武藤敏郎) 조직위 사무총장은 25일 "이미 구입하신 분, 자원봉사 자격을 따내신 분을 충분히 배려하겠다"고 말했으나 취소 수수료 등에 대한 고민은 여전한 상황이다.

올림픽을 통해 스포츠 마케팅에 나서려던 기업들도 울상이다. 13개 월드와이드 파트너 기업들이 도쿄 올림픽을 위해 지출한 총 후원금만 5억달러에 이른다.

특히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월드와이드 파트너에 속한 삼성전자의 속앓이가 클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8년 IOC와 2028년까지 올림픽 후원 연장을 계약한 바 있다.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 대표이사 사장과 다케다 쓰네카즈(竹田恒和) IOC 마케팅위원회 위원장은 서울 호텔신라에서 2028년 하계올림픽까지 후원기간을 연장하는 계약서에 서명했으며, 협약은 삼성전자가 2028년까지 무선 컴퓨팅 분야 공식 후원사로 참가하는 것이 골자다. 삼성전자는 이번 계약을 통해 무선 및 컴퓨터 제품을 비롯해 다양한 기술의 권리도 확보했다는 설명이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IOC와의 계약연장을 위해 투입한 자본만 3000억원에 이를 것이라는 추정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도쿄 올림픽이 불발되며 삼성전자는 계획했던 스포츠 마케팅 계획을 변경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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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5G, 8KTV 흔들

올림픽을 기점으로 자사의 강력한 기술력을 보여주려던 기업들도 비상이다. 당장 삼성전자는 갤럭시S20 마케팅에 돌입하는 한편 다양한 무선기술력을 세계에 보여줄 기회를 잃었고, LG전자도 OLED TV와 V 시리즈 스마트폰 등 자사의 다양한 기술력을 자랑한 무대를 박탈당했다.

일본 ICT 업계의 고민은 더 크다.

도쿄올림픽을 통해 5G 시대를 자축하려던 계획이, 코로나19로 인한 올림픽 연기 결정으로 큰 차질을 빚게 됐다. 최근 NTT도코모, 소프트뱅크 등 일본 통신사들이 5G 서비스를 시작했으나 사실상 김이 빠진 분위기다.

5G로 8KTV를 완벽하게 구현한다는 로드맵에도 균열이 갔다.

일본 정부는 당초 올림픽에서 세계 최초 8KTV 중계를 시도할 생각이었다. 그 연장선에서 소니는 CES 2020 기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프레스 컨퍼런스를 열어 브라비아 플래그십 마스터(BRAVIA® flagship MASTER) 시리즈에 탑재된 기술을 계승한 TV를 연이어 공개했다. 8K LCD TV ‘Z8H’ 시리즈는 최고의 이미지 프로세서 X1 얼티미트(X1™ Ultimate)로 무장했으며 OLED TV ‘A8H’ 시리즈는 밝기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잔상을 최소화함으로써 빠르게 움직이는 이미지를 선명하게 표현하는 X-모션 클래리티(X-Motion Clarity)가 강점이다.

소니는 자사의 강력한 8KTV 라인업을 통해 삼성과 LG가 주도하는 프리미엄 TV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며 올림픽을 반격의 발판으로 삼을 생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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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올림픽 연기로 계획의 전면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일본 방송서비스고도화추진협회는 지난해 올림픽을 기점으로 UHD TV 보급이 2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으나, 이는 올림픽 연기 결정으로 현실이 되지 못하는 분위기다. 물론 소니 외 다수의 일본 TV 회사들은 기대했던 올림픽 특수를 놓치며 허탈해하고 있다. 삼성전자 및 LG전자의 타격도 상당하지만, 안방에서 열리는 올림픽을 통해 심기일전을 노리던 일본 TV 제조사들의 고민에 비할 정도는 아니다.

설상가상으로 일본의 디스플레이 산업은 궤멸직전이다. 애플과의 협력으로 연명하는 수준이던 JDI는 최근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투자 자문 회사의 출자 허용 등을 결의하는 등 비상경영에 들어갔고 파나소닉은 조만간 LCD 생산에서 완전히 손을 뗄 전망이다.

이미 대만으로 넘어간 샤프는 최근 NEC의 디스플레이 사업 부문을 인수한다고 밝히며 판매전략 다각화를 통한 생존의 길을 모색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올림픽 특수를 겨냥한 TV 시장 전반의 어려움, 나아가 코로나19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으로 고민은 더욱 커지고 있다.

최진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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