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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어미사 중계하고 전화로 기도…코로나 시대 종교계 신풍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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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서울 마장동 에파타성당 박민서 주임신부가 신자들과 찍은 사진을 제대에 놓고 혼자 수어미사를 집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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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정상적인 종교활동이 대부분 중단된 가운데 천주교 기독교 불교 등 각 교단 성직자들이 새로운 방식으로 신자들과 소통하고 있다.

전국 모든 성당의 미사와 행사가 중단된 천주교는 각 성당 사제들이 주로 온라인 영상으로 신자들과 마음을 나누고 있다.

서울 마장동에 있는 청각장애 전용 성당인 에파타성당 박민서 주임신부는 신자 200여 명과 함께 찍은 사진을 제대에 올려놓고 매일 미사를 봉헌한다. 미사 영상은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공유한다. 청각장애 신자들의 특성에 맞게 박 신부의 수어집전 영상이 제공된다.

서울역 근처에서 노숙인을 위한 무료급식을 해 온 가톨릭사랑평화의집은 급식소가 문을 못 열자 직접 도시락 배달을 시작했다. 소속 사제들이 동원돼 주 1~2회 400인분의 도시락을 만들어 소외계층에 전달하고 있다.

다른 가톨릭 사제들도 매일 카메라 앞에 선다. 전국 교구장 주교들이 순차적으로 출연해 집전한 미사실황이 가톨릭평화방송(cpbc)을 통해 중계되고, '영상 프로젝트'로 사제들의 희망메시지도 제공된다. 청소년이나 구역장 교육 등도 온라인 영상으로 진행한다.

예배를 중단한 대형 교회들도 온라인과 전화로 성도들과의 소통을 유지하고 있다. 여의도순복음교회는 매일 교구목사 400여 명이 나서 전화 심방(尋訪)을 한다. 목회자들이 직접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묻고 기도를 하는데 반응이 매우 좋다.

서울 사랑의 교회는 영상 채팅 등을 활용해 모임을 이어가고 있다. 성도들은 온라인상에서 이야기를 나눈다.

작은 교회 목사들도 역시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라이브를 활용해 실시간 소통을 하고 주중예배와 주말예배는 영상으로 제작해 올린다. 자연스럽게 댓글 소통이 이루어져 오프라인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성도들의 속마음까지 알 수 있어서 좋다는 목사들이 많다.

지난 2월 24일부터 모든 법회가 중단된 조계종 소속 스님들도 카메라 앞에서 불공을 드리는 일이 익숙하다.

조계사와 해인사 부산포교당 등 주요 사찰들은 실시간 라이브 불공을 한다. 매일 오전 9~11시 사이에 열리는 사시(巳時)불공, 일요법회 등을 실시간 유튜브로 중계한다.

이세용 조계사 종무실장은 "매일 카카오스토리를 통해 1600여 신도들에게 유튜브 영상을 제공한다" 며 "생생하다고 말하는 불자들이 많다"고 전했다.

조계종 포교원장 지홍 스님은 출가·열반재일 정진 주간 행사를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개별적으로 수행정진을 하고 SNS를 통해 이를 인증하는 방식이다. 정진하는 모습과 수행점검표를 오픈채팅방에 올리면 이를 보고 온라인 상담과 지도를 한다.

지홍 스님은 "수행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할 수 있는 것"이라면서 "코로나 극복에 동참하면서 수행정진도 병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허연 문화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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