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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세계의 공장' 중국, 잇단 조업 재개…정상화까진 '산 넘어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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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가동률 99.9%”…각급 지방정부 앞다퉈 조업 재개율 발표

“인프라 공사 재개율 89.1%”…철근·시멘트 가동률 동반 상승

생산보다 소비 회복 늦어…미국·유럽 코로나19 확산도 변수

전문가 “중국 경제 정상화, 하반기에나 가능할 수도”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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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안정세 속에 중국이 경제활동 재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도부 차원에서 방역활동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생산활동에 적극 나서라고 독려하면서, 각급 지방정부 별로 높아진 조업 재개율을 앞다퉈 발표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 경제가 코로나19 이전 상황으로 복귀하기까지는 앞으로도 상당한 기간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관영 <충칭일보>는 23일 시당국의 자료를 따 “충칭 시내 일정 규모 이상의 공장가동률이 99.9%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충칭은 중국 내륙의 전통적인 제조업 전진기지로 자동차와 가전 등이 주력 산업이다. 신문은 “전체 노동자의 97.2%인 1378만명이 직장으로 복귀했으며, 조업을 개재한 공장은 모두 6509곳에 이른다”고 덧붙였다.

중국에선 22일에도 신규 확진자 39명 전원이 해외 역유입 사례로 확인되면서 코로나19로 두달 가량 멈춰 섰던 중국 경제도 모든 분야에서 기지개를 켜고 있다. <베이징 청년보>는 “농번기를 앞둔 농자기업이 조업 재개율을 88%까지 끌어올렸다. 농자재 판매상의 영업 재개율도 90% 넘어섰다”고 전했다. 앞서 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지난 19일 코로나19의 진원지인 후베이성 조업 재개율이 49.3%까지 올랐다고 전한 바 있다.

철도·도로 등 국가 차원의 대형 인프라 공사도 활기를 되찾고 있다. <중국정부망>은 “(지난 20일 기준) 후베이성을 제외한 전국의 인프라 공사 재개율이 89.1%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인프라 공사 재개는 철근·시멘트 공장가동률 상승으로 이어졌다. 업계 자료를 보면, 지난 1주일 중국 철근 공장가동률은 이전 1주일보다 5.23%포인트 상승한 59.34%를 기록했다. 또 지난달 19.35%에 그쳤던 시멘트 공장가동률도 43.47%까지 높아졌다.

생산활동이 늘면서 중국 6대 발전사업자의 석탄 소비 추이에도 변화가 생기고 있다. 업계 자료를 보면, 지난 1주일 발전사업자의 하루 평균 석탄 소비량은 전주 대비 3.2% 늘어난 약 53만7천톤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는 지난 3년간 같은 기간 평균에 견줘선 80% 선에 그치는 규모다. 조업 재개율이 100%를 향해 가고 있다는 발표가 이어지고 있음에도, 업계를 중심으로 “실제 조업 재개율은 70~80%에 그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포털업체 바이두의 지역별 여행강도지수를 보면, 지난 1주일 동안 중국 전역에서 철도·도로·수로와 항공편을 이용해 이동한 인구는 모두 8억2600만명에 이른다. 이 가운데 약 70%가량이 일자리로 복귀하는 노동자로 추정되는데, 이는 춘절(설) 연휴의 공식 종료를 알린 지난해 정월대보름 수준이란 게 대체적인 평가다. 노동자들의 현업 복귀가 한달 이상 늦어졌다는 뜻이다.

베이징 소식통은 “조업 재개율 자체가 생산시설 가동률을 의미하지 않는다. 노동자의 현업 복귀율까지 고려해야 경제활동 재개율을 종합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고 짚었다. 업계 관계자도 “해마다 춘절 연휴에 고향을 찾은 노동자가 대거 복귀하지 않아 애를 먹는 광둥성 가공무역단지의 경우, 올해엔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직원 복귀율이 50%를 밑돌고 있다는 얘기도 있다”고 귀띔했다.

애초 중국 지도부는 올해의 목표로 국내총생산(GDP)을 2010년 대비 2배로 늘려, 모든 국민이 안정되고 풍요로운 생활을 누리는 ’전면적인 소강사회’를 완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코로나19로 1~2월을 통째로 날린 터라 걸음이 바쁠 수밖에 없다.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회가 지난 18일 “경제와 사회질서 회복을 촉진하고, (코로나19) 위험이 낮은 지역에선 인원과 물자의 흐름에 제한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한 것도 이 때문이다.

문제는 생산보다 소비 회복에 시간이 더 걸린다는 점이다. 내수 불안은 다시 생산활동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중국의 최대 시장인 미국과 유럽의 코로나19 확산세도 중국 경제에 불확실성을 더하고 있다. 중국 증권가에선 “1분기 마이너스 5% 성장”이란 최악의 전망까지 나돌고 있다.

중국 상무부에 딸린 국제시장연구소 바이밍 부소장은 지난 20일 관영 <글로벌 타임스>에 “코로나19 확산으로 세계적인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조업 재개와 공장가동률을 끌어올리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중국 경제가 코로나19 이전 상황으로 돌아가는 건 하반기에나 가능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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