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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독일은 왜 코로나19 치사율이 유독 낮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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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환자 중심/월등히 많은 검사량/우수한 의료인프라 효과 등 분석

세계일보

21일(현지시간) 독일 동부 마그데부르크에 있는 대학병원 입구 앞에 보호복을 입은 의료진들이 서 있다. 마그데부르크=AP연합뉴스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많은 독일이 다른 나라들에 비해 눈에 띄게 낮은 치사율로 주목받고 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의 실시간 집계를 보면 22일(현지시간)까지 독일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2만3974명, 사망자는 92명으로 치명률은 0.4%다. 비슷한 시기에 사망자가 급증한 이탈리아(9.3%), 이란(7.8%), 영국(4.9%)은 물론 사망자가 비교적 적은 미국(1.3%)이나 한국(1.2%)과 비교하더라도 현저히 낮은 수치다.

전문가들의 해석은 분분하다. 아직 한창 환자가 급증하고 있는 만큼 치사율 관련 판단을 내리기엔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까지 제기된 가능성을 살펴보면 독일이 사후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하지 않아 사망자 통계에 영향을 줬다는 추측, 상대적으로 젊은 연령대 확진자가 많다는 점, 코로나19 검사를 시작한 시점이 다른 유럽 국가보다 빨라 감염이 확인된 사람도 훨씬 많다 보니 치사율이 낮다는 분석 등이 등장했다.

현재 독일 확진자 구성은 다른 나라에 비해 젊은층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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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독일 여성이 베를린 템펠호프 지구에 코로나19 검사 받을 수 있는 진료소로 걸어가고 있다. 베를린=AFP연합뉴스


한국 질병관리본부에 해당하는 독일 로베르트코흐연구소(RKI)에 따르면 양성 판정자의 평균 연령은 47세로, 세계 최고 치명률을 기록한 이탈리아 확진자의 평균 연령(63세)보다 훨씬 낮다. 코로나19의 경우 세계적으로 젊은 감염자들의 면역력과 회복력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의사이자 전염병학자인 카를 라우터바흐 독일 사회시민당 의원은 “독일에서는 많은 노인이 사회 접촉을 거의 하지 않지만, 젊은 층은 이와 정반대이기 때문에 코로나19 감염 연령이 낮은 것이 자연스럽다”고 말했다.

적극적인 검사가 치명률 통계를 희석하는 결과로 이어졌다는 가설도 있다. 독일은 코로나19가 유럽 전역으로 광범위하게 퍼지기 전부터 가벼운 증상자들도 검사를 받도록 했기 때문에 확진자는 다른 나라보다 많고, 사망자는 적어졌다는 분석이다.

20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독일의 코로나19 검사 횟수는 한국을 상회할 정도다.

로타르 비엘러 RKI 연구소장은 FT에 “현재 독일 연구소들은 주당 16만건의 테스트를 소화하고 있는데 이는 일부 유럽 국가가 지금까지 시행한 총 검사횟수보다 많다”며 “코로나19 검사 모범사례로 언급되는 한국조차 하루 검사횟수 1만5000건 수준으로 독일보다는 적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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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가르미슈파르텐키르헨의 한 상점에 통행금지를 알리는 팻말이 붙어 있다. 가르미슈파르텐키르헨=EPA연합뉴스


다만 이는 독일측 주장이다. 가디언은 독일이 한국만큼 코로나 검사를 많이 하진 않았지만, 감염 초기 증상자와 고위험군 지역 방문자들에게 검사를 적극적으로 받도록 했다고 전했다.

젊은 환자가 많고 검사를 적극적으로 시행한 것은 한국도 비슷하지만 독일의 치명률이 한국의 3분의 1 수준인 것은 ‘우수한 의료 인프라’ 덕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이밖에 독일은 이탈리아, 한국 등과 달리 사망자에게는 코로나19 검사를 하지 않는 게 일반적이라 공식 통계에 반영되지 않아 숨겨진 코로나19 사망자가 존재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지혜 기자 wisdo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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