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환자 30%가 후각기능 저하
후각 또는 미각 기능의 감퇴·상실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된 특별한 징후일 가능성이 높다는 국제적인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영국의 이비인후과 의사들은 “후각 기능을 갑자기 잃은 어른이라면 다른 증상이 없더라도 (코로나19 확진 가능성이 있으므로) 7일간 자가격리 조처에 들어갈 것”을 권했다고 <뉴욕 타임스>가 22일 보도했다. 냄새를 맡는 기능이 떨어지면 코로나19 징후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런 권고는 코로나19 징후와 관련해 세계 각국에 걸쳐 동료 의학자들이 임상연구에 함께 참여해 내놓은 보고서가 발표된 뒤에 나왔다. 이 보고서는 “현저하게 많은 코로나 환자들이 후각 상실을 경험하고 있으며, 특히 광범위하게 진단이 진행돼온 한국에서는 표본 2천명의 환자들 중에 30%가, 비록 증상은 온건하지만 두드러진 증상으로 후각 기능 저하 경험을 보였다”고 소개했다. 미국의 이비인후과학회도 이날 학회 웹사이트에 “별다른 특이 증세 없이 후각이 감퇴·상실됐거나 미각을 잃은 사람 중에서 나중에 결국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게 된 사례가 다수 관찰되고 있다”는 게시물을 올렸다.
이와 관련해 국내 첫 코로나19 환자의 주치의인 김진용 인천의료원 감염내과 과장은 “내가 치료한 환자들의 경우 증상 발현 평균 3~5일 뒤 후각을 느끼지 못하다가 건강을 회복하자 후각도 좋아졌다”며 “코가 막히지 않고, 분비물도 별로 없는데 냄새를 맡지 못한다는 것이 특이한 점”이라고 설명했다. 또 “바이러스가 신경에 들어가 후각을 잃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는데 내가 치료한 환자들의 경우 모두 후각이 회복됐다”고 덧붙였다.
조계완 박현정 기자 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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