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제대 연구진·마스크 생산업체, 분진포집효율 등 분석
“일반인 마스크 KF80 충분”…필터 등 자재 소모도 줄어
표에서 위쪽 NO.1~10은 KF94 마스크의 분진포집효율, 아래 11~20은 KF80 마스크의 분진포집효율이다. 분진포집효율은 미세한 물질을 걸러내는 능력으로 마스크의 성능을 측정하는 주요 기준 중 하나다. 측정결과 중 왼쪽 세 줄은 포장을 제거한 후 바로, 오른쪽 세 줄은 하루 방치해 둔 뒤 각각 3차례 측정한 것이다. 맨오른쪽 수치는 전체 마스크의 평균 분진포집효율이다. 한국환경보건학회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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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에 유통되는 KF94 등 보건용 마스크 다수가 한 등급 위 제품과 같거나 비슷한 성능을 갖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의료진이 아닌 일반인은 KF80 마스크면 충분하다는 뜻으로, 필터 같은 자재의 사회적 낭비가 큰 상황이다. 현재 판매되는 공적 마스크는 KF94가 대부분이다.
23일 인제대 보건안전공학과와 마스크 생산업체 도부라이프텍 등 연구진에 따르면 한국환경보건학회지에 지난달 28일 발표한 ‘보건용 마스크의 분진포집효율, 흡기저항 및 이산화탄소 농도’ 논문에서 KF94 마스크 10개 중 4개가 한 단계 높은 KF99 기준에 부합했다고 밝혔다. KF80 마스크 10개 중 4개는 KF94 기준을 넘어서는 성능이 확인됐다.
연구진은 보건용 마스크 KF94 10개, KF80 10개로 분진포집효율과 안면부 흡기저항을 측정했다. 분진포집효율은 미세한 물질을 걸러내는 성능, 흡기저항은 공기를 들이마실 때 생기는 저항, 즉 호흡을 방해하는 정도를 가리킨다.
측정 결과 KF94 마스크는 평균 0.6㎛(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의 에어로졸을 걸러내는 효율이 평균 98.0%로, KF99 기준(99.0%)에 육박했다. 또 KF80 마스크의 분진포집효율은 평균 92.8%로 KF94 기준(94.0%)과 비슷했다. 특히 KF94 마스크 중 4개는 분진포집효율이 KF99 기준과 같았고, KF80 마스크 4개는 KF94 기준을 넘어섰다. 나머지 마스크들도 등급 기준을 크게 넘어서는 성능을 보였다.
이번 결과는 정부가 최근 KF94, KF99 마스크는 의료진 등이 착용할 것을 권장하고,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마스크 업체들에 KF94에서 KF80으로 생산을 전환토록 요청한 조치가 타당한 정책 방향임을 보여준다.
또 시민 대부분이 KF94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은 사회적 낭비일 수 있다. 최근 물량 확보에 비상이 걸린 보건용 마스크의 멜트블론(MB) 필터 제작에 드는 핵심 자재의 경우 KF94는 KF80보다 20~30% 정도 더 쓰인다. 다수가 KF94 대신 KF80을 쓴다면 자재 소모량을 줄이고, 마스크 확보량도 늘어날 수 있다.
KF94, KF99 마스크를 어린이나 노약자가 착용하는 것은 호흡 방해 때문에 예기치 못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도 있다. 연구진은 “일부 착용자에서는 공기 교환 능력에 약간의 지장을 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어린이, 임신부, 노약자를 포함한 다양한 그룹의 생리적 반응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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