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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층간 소음 항의 보복…"아랫집 불났다" 119 허위 신고한 윗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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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소용 청소기 써…"고장도 안 났는데, 못바꾼다"

아랫집 외출하자 "담배 냄새난다" "불 났다" 신고

뉴스1

(JTBC '사건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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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층간 소음 항의를 받은 윗집 이웃이 보복하려 119 허위 신고를 해 논란이다.

지난 15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40대 남성인 제보자 A 씨는 지난해 겨울 두 자녀와 함께 경기도의 한 아파트로 이사했다.

이사 후 층간소음이 있었지만, A 씨는 아파트가 오래돼서 그렇다고 생각해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하지만 이사 나흘 뒤, 아랫집으로부터 "기계음처럼 '웅웅'대고 긁는 듯한 소리가 난다"는 민원들 받게 됐다. 해당 소음의 근원지는 A 씨의 윗집이었다.

A 씨는 아랫집이 항의한 소음이 날 때마다 관리사무소 직원을 불러 들려주려고 했지만, 막상 직원이 오면 그 소리가 사라졌다고. 아울러 윗집은 "우리 집에서는 그런 소리 안 난다"고 부정했다.

해결이 되지 않아 괴로운 나날을 보내던 중, 지난 2월 말 다시 소음이 발생하자 A 씨는 곧장 관리사무소에 연락했다.

문제의 소음을 들은 직원은 깜짝 놀라 윗집 주민에게 "지금 내시는 소음 때문에 A 씨 아랫집에서 항의하고 있다"고 알렸다.

이에 윗집 주민은 A 씨 집으로 내려와 "저도 항의를 많이 받아서 2주 만에 청소기를 돌린 거다. 청소기가 오래돼서 소리가 많이 난다. 그런 소리가 나는 줄 몰랐다. 청소기를 바꾸겠다"고 언성을 높였다.

관리사무소 직원에 따르면 윗집 주민은 업소용 청소기를 사용하고 있었다. 이후 윗집 주민은 "청소기가 고장 난 것도 아닌데 새로 사기 어렵다. 아랫집에 사람 없을 때만 청소하면 안 되겠냐"고 말을 바꿨다.

뉴스1

(JTBC '사건반장')


A 씨는 층간 소음이 3개월 뒤 또다시 반복됐다며 "이제는 '일부러 이러는구나' 싶을 정도로 새벽에도 쿵쿵거리더라. 결국 주말에 집에 있기 힘들어 가족들과 외출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A 씨가 외출한 이때 "윗집에서 담배 냄새가 난다고 항의해서 확인차 왔다"는 경비원의 연락이 왔다. A 씨의 집엔 도어캠과 홈캠이 설치돼있어 집에서 나갔어도 휴대전화를 이용해 확인할 수 있다고 한다.

이에 A 씨가 "30분 전에 나가서 집에 아무도 없다. 그리고 40년 평생 담배 피워본 적이 없다. 불 안 났으니까 걱정 안 하셔도 된다"고 경비원을 안심시켰다.

그러나 얼마 뒤 3~4대의 소방차가 A 씨의 집으로 출동했다. 윗집 주민이 "아랫집(A 씨의 집)에서 불이 났다"고 신고한 것이다. 소방관은 사다리차를 타고 올라가 A 씨 집 베란다를 통해 불이 나지 않은 사실을 확인하고 돌아갔다.

소방서 측은 "윗집에서 '아랫집에서 연기 나고 불난다'고 신고해서 출동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A 씨는 "아랫집 주민의 허위 신고인데 법적으로 문제 되는 거 아니냐"고 황당해했지만, 허위 신고 처벌이 어렵다는 답변을 들었다.

윗집 주민의 민원은 계속됐다고. A 씨는 "이후에도 윗집 주민이 '담배 냄새난다'고 관리사무소에 지속해서 민원을 제기했고, 결국 경찰까지 출동했다"며 "경찰이 집 내부를 살펴보고 갔는데 담배 연기도 없고 이상도 없어서 돌아갔다. 신고자가 누구인지 모르겠지만 윗집 소행이 아닐지 의심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윗집에서 고의로 소음을 내서 극심한 정신적 스트레스로 결국 이사했다"며 "이 집에 누군가 또 들어갈 텐데 같은 피해를 겪는 이웃이 있을까 봐 걱정돼 제보했다"고 전했다.

sb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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