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하노이 북부 박닌성에 위치한 삼성전자 스마트폰 생산 공장. /사진제공=삼성전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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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COVID-19) 여파로 기업의 자금줄이 경색되는 가운데 국내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전자업계는 매출 감소에 따른 유동성 대비책 마련에 분주하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IT·전자 주요 기업은 아직까지 회사채 만기 상환에 어려움을 겪지는 않는 모습이다.
2012년 이후 매년 회사채로 자금을 조달해온 LG전자는 지난달 3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올해 5월부터 세 차례에 거쳐 38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가 도래하지만 상환에 별다른 문제는 없다는 입장이다.
최근 1조원대 대규모 회사채를 발행한 SK하이닉스도 유동성에 문제는 없는 상황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단기차입금을 차환하기 위한 회사채로, 현재로서 현금 흐름이 부족해 추가적으로 자금조달을 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 역시 올해 만기 회사채 4100억원 상환을 앞두고 있다. 일각에서는 LG디스플레이의 신용등급이 최근 떨어진 것과 관련해 차입금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지만 회사 측은 이 가능성을 일축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지난 3년간의 대형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투자가 지난해 거의 마무리됐다"며 "부채비율도 특별히 나빠질 게 없는 상황으로 올해 2분기 광저우 공장이 대량 양산을 시작하면 유동성 문제는 발생하지 않게 된다"고 전했다.
LG디스플레이 중국 광저우 8.5세대 OLED 공장 전경 /사진제공=LG디스플레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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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 총 26조8860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부채 비율이 34.1%에 불과해 재무 기초체력이 탄탄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국내 전자업계는 공장이 한국과 중국, 베트남 지역에 있어 북미나 유럽발 셧다운으로 인한 타격도 덜 받는 편이다.
하지만 전 세계적인 금융 위기와 경기 불황이 수요 감소로 이어질 경우 수개월 안에 매출 감소에 따른 심각한 유동성 압박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최악의 시나리오를 대비하고 있다.
한 전자업계 관계자는 "업종별로 타격이 오는 시점과 정도가 다른데, 금융위기 때도 전자업계는 뒤쪽에서 영향을 받았고 정도가 극심하지 않았다"며 "이번 코로나19발 위기는 금융과 실물에서 동시에 와서 예측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 세계적인 구매력 감소가 회사 매출에 어느 정도 타격을 줄지가 관건이어서 이 부분을 중점적으로 점검하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전자업계는 올해 대형 마케팅 기회로 삼은 도쿄올림픽이 사실상 연기될 가능성이 높은 것도 악재로 본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조만간 전자업계에도 매출 감소로 나타날 것으로 보이는 데다 원자재 및 장비 수급, 직원 관리부터 모든 것이 위기"라며 "전방위적 위기 상황으로 판단하고 모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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