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독일 HZB, 바이러스 증식 구조 해독…치료제 개발 길 열어

독일 뤼벡대 힐겐펠트 교수 연구진, ‘사이언스’에 논문 게재

[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바이러스의 기능 단백질 구조를 분석하는 건 바이러스 억제제(inhibitor) 등 작용물질(active substance)을 개발하는 데 유용하다. 효소 등 기능 단백질 구조를 정확히 알아야 바이러스 치료제 개발을 어디부터 치료제 개발을 시작할지 판단할 수 있다.

모든 단백질의 기능은 해당 단백질의 입체 구조(3D architecture)와 밀접히 연관돼 있기 때문이다. 전 세계에 확산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도 마찬가지다.

미국 등 의학 선진국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예방 백신 개발을 서두르고 있지만 상용화 시점과 효과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각이 적지 않다. 해마다 변종이 찾아오는 계절 독감 바이러스에서 보듯이 바이러스 예방 백신의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좋은 소식이 나왔다.

독일 헬름홀츠 베를린 재료 에너지 연구소(HZB)는 22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증식에 관여하는 ‘주요 프로테아제(3CLpro)’의 입체 구조(3D architecture)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 발견은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예방이 아닌 치료를 겨냥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프로테아제(protease)는 단백질 분해 효소를 말한다. 독일 뤼벡대의 롤프 힐겐펠트 교수팀은 관련 논문을 저널 사이언스(Science)‘에 발표했다.

이 연구를 위해 단백질 분석 장비를 제공한 HZB는 별도의 논문 개요를 20일(현지시간) 온라인에 공개했다.

이 기관은 2002~2003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 SARS) 팬데믹 당시엔 사스 바이러스 억제제를 개발했고, 2016년엔 지카 바이러스의 프로테아제 구조를 해독해냈다.

이런 억제제는, 바이러스에 중요한 작용을 하는 효소 등 특정 고분자물질의 목표 지점에 달라붙어 기능을 방해한다.

연구팀은 이번에 HZB가 보유한 ‘MX(고분자 결정학)’ 분석기를 이용했다. 미세 단백질 결정을 고광도 엑스레이로 분석하는 첨단 장비다.

단백질 구조의 복잡한 형태와 전자 밀도(electron density)는 자체 개발한 컴퓨터 알고리즘으로 산출했다.

HZB의 MX 그룹 책임자인 만프레트 바이스 박사는 “세상의 관심이 집중된 사안의 높은 관련성을 고려해 패스트 트랙으로 우리 장비를 쓸 수 있게 했다”고 말했다.

황진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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