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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젊은 사람도 위험해요" '사회적 거리 두기' 외면하는 20대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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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중 20대 2358명(27.53%)

중대본 "젊은층일수록 전파 연결고리 역할 더 클 수도"

방역당국, 다음달 5일까지 '사회적 거리두기' 권고

아시아경제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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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수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국내 확진자 중 20대가 가장 많다는 조사결과가 나오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일부 청년들은 코로나19 감염 예방 차원에서 시행하는 타인과의 접촉을 피하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아예 인파가 몰리는 술집, 클럽 등에 몰려가 여가를 즐기고 있어, 코로나19가 20대들을 중심으로 확산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부는 20대 등 청년들에게 코로나19 확산 매개체가 될 수 있다며 우려를 드러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 부본부장은 지난 21일 정부 발표에도 불구하고 젊은 층들이 주로 찾는 클럽이 붐볐다는 지적에 대해 "젊은 층일수록 숨겨진 감염원의 전파 연결고리로서 역할은 훨씬 더 클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중대본의 '코로나19 국내 발생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19일 0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는 연령별로 20대가 2358명(27.53%)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50대 1642명(19.17%), 40대 1181명(13.79%), 60대 1080명(12.61%)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는 20대가 다른 연령대보다 최소 2~3배 많은 셈이다.


코로나19 확진자 중 20대가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가운데 서울 홍대·강남 등 번화가를 찾는 젊은 층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마스크 등 개인위생에 신경 쓰기 때문에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대학생 A(24) 씨는 "집에만 있으려니 너무 답답해서 친구와 함께 홍대에 갔다"라며 "마스크도 쓰고 서로 조심해서 괜찮다고 생각했다. 정부에서도 밀폐된 공간만 아니면 감염위험이 적다고 말했다"라고 전했다. 이어 "친구들과 저녁 한 끼 먹는 것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싶다"라고 덧붙였다.


문제는 젊은 사람은 감염이 되더라도 회복이 빠르다는 인식이 크다는 점이다. 이런 가운데 대구에서 확진자인 20대 환자 1명이 '사이토카인 폭풍'(cytokine storm) 증상으로 위독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이토카인 폭풍은 바이러스 등 외부 병원체가 몸에 들어왔을 때 체내 면역 물질인 사이토카인이 과도하게 분비돼 정상 세포를 공격하는 현상이다. 특히 면역력이 좋은 젊은 층에서 많이 보이는 현상으로 알려져 있다.


소식을 접한 시민들은 "젊어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필요하다", "본인이 걸리고 가족한테 퍼트리는 것 아니냐" 등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직장인 B(27) 씨는 "나도 20대지만 코로나에 감염될까 너무 무섭다"라면서 "최근에는 20대 환자가 위독하다는 소식도 들었다. 젊다고 방심하면 안 될 것 같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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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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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직장인 C(55) 씨는 "요즘 같은 시기에 젊은 사람들이 클럽, 노래방 등 유흥을 즐긴다고 들었다. 그런 행동은 본인뿐만 아니라 가족들까지 위험하게 하는 것"이라며 "정부에서 하라는 대로 주말에 외출도 자제하고 사람 많은 곳은 피해야 하지 않나 싶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외국의 경우도 다르지 않다. 세계 곳곳에서도 인파가 몰리는 클럽, 주점, 해변 등에서 모임을 즐기는 젊은 세대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미국 캘리포니아의 명소인 요세미티 국립공원도 지난 20일(현지시간) 폐쇄되었으며, 마이애미 해변의 모든 호텔에도 휴관 명령과 함께 현재의 투숙객들을 나가도록 하라는 명령이 떨어졌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 정부 역시 21일 시드니 유명 해변 본다이 비치를 폐쇄 조치하기도 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20일(현지시간) 젊은이들에게 코로나19 확산 방지 활동에 동참해줄 것을 촉구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이날 스위스 제네바 WHO 본부에서 열린 화상 브리핑에서 "젊은이들에게 전할 말이 있다. 당신들은 천하무적이 아니다"라며 "(코로나19는) 젊은 사람들도 살려주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코로나19는 당신을 몇 주 동안 병원에 입원하게 할 수도 있고, 심지어 당신을 숨지게 할 수도 있다"며 "아프지 않더라도 당신이 어디를 가느냐에 대한 선택은 다른 사람의 삶과 죽음을 가를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방역당국은 다음 달 5일까지 보다 강화된 형태의 '사회적 거리두기' 전략을 제시하며 외출·모임 자제 등 국민들의 참여를 호소했다.


박능후 중대본 1차장은 2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급증했던 위험한 순간을 잘 극복해가고 있지만, 아직 안심할 상황은 아니며 확산 위험은 상존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박 차장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3주째 지속하면서 국민들께서 많이 답답하고 불편한 상황에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지금은 조금 더 힘을 내서 지역사회와 집단시설의 감염을 확실히 줄여나가야 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지방자치단체 역시 이날 교회 등 종교 시설 중심 점검을 시작으로, 앞으로 15일 동안 행정명령 대상이 되는 종교 시설, 일부 유형의 실내 체육시설, 유흥시설 등에 대한 전면 점검과 집회·집합 금지명령 등 조치에 나설 예정이다.



김수완 기자 suw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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