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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토)

미국 '캥거루족' 급증…"청년 남성 20%, 부모 집 얹혀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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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트족도 8.6%로 많아져…취업난 영향

사회적 고립 심화…자살건수도 크게 급증

성인이 된 이후에도 독립하지 않고 부모에게 얹혀사는 이른바 '캥거루족' 문제가 미국에서 심각한 사회문제로 여겨지고 있다. 미국의 25~34세 청년 남성들의 20% 정도가 캥거루족인 것으로 집계돼 기존 10~20대에 국한됐던 문제가 30대까지 확장된 것으로 나타났다. 캥거루족의 확대는 내수경기 위축과 비혼, 저출산 심화 등 다양한 사회문제와도 맞물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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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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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34세 남성 19.7% "부모님 집에 거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인구조사국이 집계에서 25~34세 청년 남성의 19.7%는 부모 집에서 함께 생활하는 캥거루족인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나이 여성의 경우에도 12.3%가 캥거루족으로 집계됐다. 상대적으로 남성들의 비율이 더 높게 나타난 이유에 대해 WSJ는 "남성들이 주를 이뤘던 제조업 분야의 쇠퇴와 취업시장 불황 여파 등이 전반적으로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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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코로나19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10대 청소년들이 취업시장 진입기회를 놓치고 그대로 성인이 되면서 미국에서도 캥거루족이 대량 양산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리처드 리브스 미국 소년 및 남성 연구소(AIBM) 회장은 "인간 및 사회관계 형성에서 대면관계 의존도가 훨씬 높은 10대 남성들은 코로나19 펜데믹 기간 전후 이를 회복하기 훨씬 어려웠고, 이것은 취업포기로도 이어졌다"며 "이들은 자신들이 사회에 필요하다는 느낌을 받기 어려웠고 사회 진출에 대한 의욕이 사라졌다"고 지적했다.

청년세대들의 독립을 어렵게 만드는 것은 미국 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물가급등과 특히 높은 집값 상승이 주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뱅크오프아메리카가 지난 7월 미국의 18~27세 사이 109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대상자의 50%는 향후 5년 내 자산수준이 집을 살 수준에 도달할 수 없다고 응답했고, 40%는 향후 5년간 투자 시작 준비도 돼있지 않다고 답했다. 또한 46%는 은퇴 대비 저축준비가 전혀 안돼있다고 응답했다.
급증하는 니트족…자살건수도 크게 늘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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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이상 장기간 캥거루족으로 남아있는 청년들의 경우에는 취업 및 독립의지를 아예 상실한 '니트(NEET)족'이 되고 있다. 니트족은 취업도 하지 않고, 학교에 다니지 않으며, 취업 훈련조차 받지 않고 집안에 고립된 청년들을 일컫는 용어다.

미국의 싱크탱크인 경제정책연구소(EPI)에 따르면 미국 내 16~29세 청년층 인구 중 니트족 비율은 남성 8.6%, 여성 7.8%로 지속적으로 상승 중이다. 사회활동없이 대인관계가 극도로 좁아진 이들이 우울증에 걸리는 경우도 많아지면서 자살건수도 크게 올라가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 집계한 미국 내 자살건수는 2022년 4만9449명을 기록해 2000년 2만9350명 대비 20여년간 2만명 이상 늘어났다.

특히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은 니트족 남성들의 경우, 심리적 고통이 심화돼 자살, 혹은 범죄행위에 빠질 위험성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하고 있다. 니오베 웨이 뉴욕대학교 발달심리학 교수는 WSJ에 "니트족인 성인 남성들은 자신의 감정에 대해 이야기하는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다른 남성과 친구가 되는 기회가 더욱 적어지고 심리적으로 더 큰 고통을 겪게 된다"며 "직장에 나갈 수 있는 사회적 네트워크나 사회적 자본이 모두 떨어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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