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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4 (금)

아카데미상감? 120만명 본 '거리두기'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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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미노처럼 촘촘하게 늘어선 성냥개비들을 따라 불이 번져나간다. 순식간에 불이 붙는가 싶더니 성냥개비 하나가 쓱 몸을 비키며 줄에서 빠져나온다. 팔다리 달린 사람으로 의인화된 이 한 개비의 이탈로 성냥 사이에 틈이 벌어지고 불은 더 이상 확산되지 않는다.

미국에 사는 스페인 비주얼 아티스트 후안 델컨이 최근 인터넷에 올린 12초짜리 영상의 내용이다. 제목은 ‘안전 성냥’(safety match).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한 사회적 거리 두기의 중요성을 재치 있게 표현했다. 자막도 없고 음향 또한 성냥에 불이 붙으며 지직거리는 소리 뿐인데도 메시지는 뚜렷하다. 움직이는 성냥은 하나뿐이고 나머지는 고정된 구도여서 하루만에 만들 수 있었다고 한다.

미국에서 전국민 25%에 달하는 8400만명에 대해 외출금지령이 내려지는 등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세계를 뒤흔들면서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 인스타그램에서만 90만번, 트위터에서도 30만번 이상 조회됐다. “내가 아는 모든 사람들에게 이 영상을 보냈다” “아카데미상 감이다” 같은 댓글들이 달렸다.

그래픽 디자이너·일러스트레이터로도 활동하는 델컨은 록그룹 U2 콘서트의 무대 배경화면을 제작했고 스포츠 브랜드 푸마, 화장품 브랜드 메이크업포에버의 광고 영상도 만들었다. 1년쯤 전부터 성냥개비를 주인공으로 짧은 영상을 만들고 있다. 델컨은 본지와 이메일 인터뷰에서 “성별도, 인종도, 나이도 알 수 없는 성냥개비는 공감대를 형성하기에 좋다”면서 “아주 매력적인 작업 소재”라고 말했다.


[채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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