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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30 (월)

[오각진의 중년톡 ‘뒤돌아보는 시선’] "사회적 거리두기를 조금씩 변형시켜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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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리뷰

요즘 예외 없이 강의나 모임 등이 연기되거나 아예 취소되는 일이 많습니다.

평소 규칙을 잘 지키는 선배가

‘집콕도 하루 이틀이지, 온몸이 근질근질 하다’고 불평을 해왔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 사태가 진정기미를 안 보이는 데,

봄이 조금씩 따듯해지며 피로감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조금씩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런 와중에 사회적 거리두기가 아니라

사회적 거리 좁히기에 열심이었던 과거 몇 가지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먼저 나랑 비슷한 나이 또래 후배의 신입사원 시절 모습입니다.

선배와 업무 차 거래처를 방문, 엘리베이터를 탔습니다.

거기에 잘 알려진 탤런트가 타고 있었습니다.

후배가 아주 씩씩하게 그분께 인사를 했다고 합니다.

나중에 그 선배가 후배에게 탤런트를 잘 아는가 물었더니,

텔레비전 드라마에서 보아 아는 거라고 답한 겁니다.

후배는 그때나 지금이나 사회성 좋은 걸로 정평이 나있습니다.

십여 년 전 신설 회사를 맡아 지방에 내려가 6년여를 근무했던 때도 생각납니다.

거기 가서 얼마간 업무 파악이 되자 그 다음으로는 주변으로 보폭을 넓혔습니다.

거래선과 행정, 금융, 노동, 환경 등의 기관을 찾아 사람 만나는 일이 한 축였고,

또 다른 축은 학연, 지연, 혈연 등으로 그 지역에 와있는 인연들을 찾고,

밥 한번 먹는 일이 이어졌습니다.

내가 그리 사교성이, 사회성이 남다르지 않았는데도 그리 한 것 같습니다.

이것이 아주 보편적인 사회적 거리 좁히기의 단면들 아니었을까요?

또 그 지방과의 인연도 기억납니다.

내가 가있던 지방이 오백여명 고교 동기들중 유일하게 고교 3년 동안 같은 반을 했던

친구의 고향이었습니다. 그래서 서울에 있는 친구와 가끔 전화하며 농담으로

고향을 대신 지켜주고 있으니, 진심으로 위로 턱을 내라고 강짜를 부렸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묘하게도 내 친한 후배가 전혀 인연이 없는 그 지역에 내려가

인생 후반전을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 이렇게 연결 고리를 찾는 게

또 다른 의미에서 사회적 거리 좁히기라 할까요?

바로 이런 것들이 일상이었는데,

이번 일로 거기에 담을 쌓아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하고 있으니,

모두들 얼떨떨하고, 피로감도 느끼게 되는 것 같습니다.

우리가 초기에 전문가들 얘기를 귀담아 듣지 않아 지금 더 고통이 커졌는데,

전문가들은 지금도 여전히 사회적 거리두기가 더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그러니 아직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더 해야 할듯합니다.

대신 밀접 접촉하는 가족들과는 이참에 사회적 거리를 더 좁혀 보면 어떨까요?

또한 여전히 지혜를 주는 책이나 음악, 그림 등과도 거리를 좁혀보는 겁니다.

물론 홀로 산책 등을 하면서 자신과의 거리를 좁히는 것은 더 좋을 듯 하구요.

오각진 기업인/오화통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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