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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사회적 거리두기 첫날… 점검반·교회 신도 몸싸움, 주민들은 "온라인 예배하라"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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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들 "감염자 치료비 내라니 이게 강제지 어떻게 권고인가"

영국선 정부가 고용자 임금 지원

내달 5일까지 공무원 출장 금지

정세균 국무총리가 21일 '사회적 거리 두기 강화를 위한 담화문'을 발표했다. 종교 시설, 실내 체육 시설, 유흥 시설을 대상으로 보름간 운영 중단을 '강력 권고'하는 내용이었다. 운영을 계속하려면 출입구 발열 검사가 필수이며 손 세정제를 제공해야 한다. 1~2m 이상 간격 유지, 하루 2회 이상 소독 등도 의무다. 이를 어기면 벌금과 영업 중단 등 처벌을 받는다. 감염자가 권고 대상 시설에서 발생하면 감염자에 대한 치료비까지 시설에 물리겠다고 했다.

조선일보

띄엄띄엄 거리 두고 예배 - 22일 대전 서구 새로남교회에서 신도들이 예배를 드리고 있다. 전날 정부는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억제를 위해 종교 시설 등의 운영을 보름간 중단해달라고 촉구했다. 교회 측은 "일정 거리를 유지하고 앉아 예배를 봤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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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인 22일부터 경찰이 동원됐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일요일인 이날 전국 경찰서장 255명 전원을 출근시켜 경찰관과 지방자치단체 공무원이 함께 대상 시설을 돌며 권고 준수 여부를 확인하도록 했다. 충돌이 벌어지기도 했다.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에는 주일예배를 보려는 신도 1500명이 오전 9시부터 예배당에 몰렸다. 오전 10시 40분쯤 현장에 서울시 공무원 90여명과 경찰 200여명이 나타났다. 점검을 위해 교회에 진입하려는 과정에서 점검반과 신도가 몸싸움을 벌였다. 경찰에 밀려 넘어진 60대 여성 신도는 머리를 땅에 부딪혀 병원에 실려갔다. 이 교회는 반(反)정부 집회를 열다 구속된 전광훈 목사의 교회다. 서울 구로구 연세중앙교회에서는 예배 중에 교회 앞으로 주민이 몰려와 '온라인 예배로 전환하라' 등 팻말을 들고 침묵시위를 벌였다.

상업 시설 상당수는 순순히 문을 닫았다. 70여 지점을 가진 '스포애니' 등 전국에서 최소 100여 헬스장이 휴관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 영등포구에서 50여평 규모 헬스장을 운영하는 조모(47)씨는 "월세·관리비만 250만원"이라며 "손실 보상은 나 몰라라 하면서 법적 처벌 운운하니 화가 난다"고 했다. 또 다른 헬스장 관장은 "감염자 발생 시 물어야 할 치료비가 1인당 1000만원인데, 이게 강제지 어떻게 권고냐"며 "정부가 보상 책임 문제를 피하려고 꼼수를 쓰는 것"이라고 했다. 영국은 보리스 존슨 총리가 술집, 체육관, 식당 등에 폐쇄 명령을 내리면서, 폐쇄 기간 고용자에게 임금의 80%까지, 최대 월 2500파운드(약 365만원)를 제공하겠다고 했다.

한편 다음 달 5일까지 모든 공무원의 원격 근무가 확대되고 국내외 출장이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회의와 보고는 가급적 영상이나 서면으로 진행하고, 점심시간과 출퇴근에 시차를 둬서 감염 가능성을 낮추기로 했다.

[원우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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