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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코로나 불효자… 자식·손주가 고령 부모에 옮기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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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팬데믹]

- 질본, 국내 확진 7755명 분석

감염은 女 62%, 사망은 男 56%… 남성 흡연율 높고 기저질환 많아

사망 5%는 고혈압·천식 등 없어… 멀쩡한 사람도 방심해선 안돼

질병관리본부가 한국인 코로나 확진자 7755명의 감염과 사망 패턴을 분석한 논문은 처음 접한 신종 감염병과의 첫 전투 기록에 해당한다. 이를 토대로 어떻게 하면 신규 감염자를 줄일 수 있을지, 희생자를 최소화할 수 있는지 등을 알아볼 수 있다. 앞선 감염자와 사망자의 경험과 희생이 향후 코로나 방역 대응 나침반 역할을 해야 한다.

◇증상 발생 후 확진 시기를 당겨라

코로나에 확진된 사람들의 역학조사 자료에 따르면, 이들은 발열·기침 등 증상이 나타나고 3~4일 뒤에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기간을 증상-진단 간격이라 부른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 기간이 길어질수록 전파력이 높은 유(有)증상자가 확진되기 전에 주변 사람들에게 많은 전염을 일으키게 된다"며 "증상-진단 간격 기간을 줄이는 것이 전파 차단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조선일보

/그래픽=이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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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확진자의 접촉자로 분류돼 자가 격리 상태에 있는 사람뿐만 아니라, 코로나 감염 위험 그룹인 ▲대구·경북 지역 ▲요양병원 환자나 요양원 입소자와 종사자 ▲해외서 국내에 들어와 2주가 지나지 않은 사람과 그 가족 또는 동거인 ▲많은 환자를 접촉하는 의료진 ▲면대면으로 다중을 상대하는 직업 ▲콜센터처럼 밀폐된 공간서 밀집해 일하는 사람 등은 발열·기침 등의 증상이 있으면 상태를 살피지 말고 즉시 코로나 바이러스 검사를 받는 게 좋다.

한국인 감염 발생 행태를 보면, 40~50대가 먼저 확진되고, 며칠 후 70~80대 고령층 감염이 증가하는 시간차를 보였다. 이는 사회 활동 계층이 먼저 감염되어 집이나 요양병원·요양원의 노령층에 전염을 일으킨다는 얘기다. 집안 가족 내에서도, 의료 기관이나 입소 시설 내에서도 거리 두기와 상호 개인위생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는 의미다.

젊은 신천지 교인이 아니더라도 전반적으로 20대 감염자가 많아 전체의 29%를 차지했다. 젊은 사람들이 감염 예방 행동에 소극적이었던 것으로 해석된다. 젊다고 방심해선 안 된다.

◇경증·중증 신속한 분류가 사망률 낮춰

사망자 대부분이 증상 시작 후 4~5일 후에 입원했고, 병원 치료 후 5일 정도 후에 죽음을 맞았다. 죽은 사람만 놓고 보면, 중증 분류가 늦어져 병원 입원이 지연됐고, 병세가 상당히 악화되어 사망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확진자에 대한 신속한 경증·중증 분류가 이뤄져야 하고, 중증 감염자에 대한 신속한 입원 치료가 사망률을 낮출 것으로 기대한다. 사망자의 약 5%는 고혈압·당뇨병·천식 등 기저질환이 없었다. 멀쩡한 사람도 방심해선 안 된다는 의미다.

전체적으로 코로나 감염은 여성(62%)이 많은데, 사망은 남성(56%)에게 더 많았다. 신천지 관련 감염에 젊은 여성 비율이 높았던 측면이 있지만, 남성에게 흡연율이 높고, 기저질환이 더 많은 배경도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왕준 병원협회 코로나 대응 실무단장(명지병원 이사장)은 "대구·경북 지역 신규 확진자가 줄면서 전체적으로 감염이 줄어드는 것처럼 보이나 서울·경기 지역은 되레 신규 확진자가 최근 늘어나는 추세"라며 "경각심을 갖고 지역 밀착형 조기 발견, 조기 격리 대응 체계가 작동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철중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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