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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4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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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고 열풍에 `흑백웹툰` 바람 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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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웹툰의 흑백바람이 무협만화로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흑백 무협웹툰 `앵무살수`. [사진 제공 = 네이버웹툰]


웹툰 시장에 컬러보다 영롱한 '흑백' 바람이 불고 있다. 절대적인 숫자로는 컬러 작품에 밀리지만, 복고 열풍으로 과거보다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알록달록한 컬러 작품에 비해 흑백의 단조로운 색상이 역설적으로 깊은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어서다. 독자 평가도 평균 9점을 상회하며 절대적인 지지를 받는다.

네이버웹툰 관계자는 "흑백·모노톤 작품은 꾸준히 있어 왔지만 최근 대중문화 전반에 분 복고 열풍으로 흑백 웹툰 작품도 늘고 있다"고 했다.

흑백 작품 중에서 가장 큰 성공을 거둔 것은 네이버웹툰의 '타인은 지옥이다'. 흑백을 기반으로 청색 계열 위주의 채색을 더해 몰입도와 공포심을 극대화했다는 평을 받았다.

주인공 윤종우가 낯선 고시원 생활을 시작으로 겪는 공포스러운 이야기가 배경이다. 2017년 10월 시작된 이 작품은 대중적이지 않은 그림체와 스토리에도 불구하고 큰 사랑을 받았다.

LG유플러스는 이 작품 가상현실(VR) 버전 웹툰을 제작하기도 했다. 영화전문채널 OCN은 지난해 8월부터 '타인은 지옥이다'를 원작으로 한 동명 계열의 드라마를 방영했다.

'타인은 지옥이다' 성공을 시작으로 흑백 작품 장르도 다양해지고 있다. 지난 2일 연재를 시작한 무협 웹툰 '앵무살수'가 대표적이다. 진시황이 남긴 전설의 비서 '선근경'을 찾기 위한 모험을 흑백 톤으로 그려낸다. 주인공 소하가 스승에게 사사한 검법을 선과 명암만으로 표현한 장면이 팬들에게 명장면으로 회자된다. 과거 만화방에서 흑백 만화책을 보는 듯한 향수를 자극하면서 독자들 관심도 급증했다. 최근 네이버시리즈가 집계한 조회 수 8위에 '앵무살수'가 이름을 올렸을 정도다.

다른 흑백 톤의 네이버 웹툰 '민간인 통제 구역'은 연필로 그린 듯한 작화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비무장지대(DMZ) 안에 있는 휴전선 감시 초소(GP)를 배경으로 마치 실제 군 생활을 재현한 것 같은 느낌을 자아낸다. 제대를 앞두고 있는 주인공 민태홍이 초소 근무를 서다 귀순을 시도하는 것으로 보이는 북한군을 발견하고 그의 후임 조충렬이 실수로 북한군을 쏴 죽이며 벌어지는 일을 그렸다.

색채가 하나도 없는 '민간인 통제 구역'은 긴장감 맴도는 DMZ 분위기를 밀도 있게 살려낸다. 지난해 12월 연재를 시작한 이 작품은 평점이 9.9점에 달한다.

곤충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주인공 우현세의 이야기를 그린 '밀웜'은 주인공의 사실적이고 세밀한 감정을 흑백 톤으로 표현했다. 흑백 이야기 속 중간중간에 컬러를 드러내며 미적인 감각을 끌어올렸다.

흑백에는 공포 작품을 빼놓을 수 없다. '그날 죽은 나는'은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풍기는 제목답게 친구의 갑작스런 죽음에 얽히게 된 주인공의 숨 막히는 학교 생활을 담았다. 모노톤 그림체는 사건과 인물에 쉽게 동요하는 사춘기 주인공의 불안정한 심리를 탁월하게 묘사한다. 작품의 스산하고 음침한 분위기에 독자들의 열광적인 지지가 이어지고 있다.

[강영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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