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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5 (금)

전세계가 "아파트, 아파트"…한국인 일상이 매력이 되는 시대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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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들이 술자리에서 즐기는 가벼운 게임을 노래로 만든 '아파트(APT.)'가 세계를 흔들고 있다. 걸그룹 블랙핑크 멤버 로제와 미국 팝스타 브루노 마스가 함께 부른 이 노래는 올해 공개된 뮤직비디오 중 가장 빠른 속도로 유튜브 조회 수 1억회를 돌파했고, 세계 최대 음원 플랫폼 스포티파이 글로벌·미국 순위 1위에 올랐다. 실제로 '아파트 게임'을 즐기거나, 한국식 영어 표현(콩글리시)인 '아파트' 발음을 따라 하는 영상이 SNS에 속속 올라오는 등 K팝을 넘어 한국인의 일상이 세계인들에게 스며들고 있다.

로제는 자신이 친구들과 즐기는 게임을 노래로 만들었다. 노래는 '채영(로제의 한국 이름)이가 좋아하는 랜덤 게임'이라는 한국말로 시작된다. 도입부부터 반복되는 '아파트, 아파트' 부분의 음정과 박자는 실제 아파트 게임에서 그대로 따왔다. 마스는 노래 가사 '건배, 건배'를 한국말로 부르고, 태극기를 흔들기도 한다. 중독성 있는 멜로디에 한국 문화를 유머러스하게 섞었다는 점에서 2012년 세계를 강타한 '강남스타일'을 떠올리게 하지만, 로제 특유의 밝은 에너지와 마스와의 협업으로 더해진 완성도로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뉴질랜드에서 태어나 호주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로제는 한국인이라는 정체성을 드러내 왔다. 패션쇼가 끝난 후 외국인 모델들에게 아파트 게임을 가르쳐주는 영상을 올리는가 하면, 김치볶음밥과 소맥 제조법을 소개하는 영상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아파트'는 가장 개인적이고 한국적인 것이 세계인의 공감을 얻을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다.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를 보고 치맥을 찾던 세계인들은 '오징어 게임'의 달고나, 딱지치기에 이어 이제 소맥을 마시며 아파트 게임을 한다. 높은 성취를 거둔 K팝, K문학, K드라마 등 좋은 콘텐츠에 잘 녹아들기만 한다면 한국인의 일상 그 자체가 언어와 문화를 뛰어넘는 매력적 자산임이 다시 한번 확인된 셈이다. 콘텐츠 수출 그 자체를 넘어 한국 제품과 문화 수출의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지닌 K콘텐츠를 더 발전시켜야 할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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