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5일 “한국과 중국에서의 입국자를 검역관의 판단에 따라 2주 간 정부가 지정한 시설 등에 머물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총리관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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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아사히신문은 한국과 중국에 대한 입국제한 조치가 우한 코로나(코로나19) 대응으로 비판받는 정부가 강경한 조치로 지지층에 어필 하기 위한 의도에서 추진 됐다고 보도했다.
미국이 지난달 초부터 중국 전역에 대한 입국 금지를 한 것과 달리 일본은 1월 말 코로나19 진원지인 우한시가 있는 후베이성에서 오는 외국인에 대한 입국 거부 방침을 밝힌 뒤 대상지역을 저장성으로 확대한 게 전부였다. 집권 자민당 내에서도 "초동 조치에 완전히 실패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아베 총리는 향후 대응을 더 잘못하면 정권에 치명상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자민당 내에서는 "수상이 초조해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왔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일본 정부가 중국에 대한 입국제한 조치를 안하는 건 시진핑 국가주석의 방일에 영향을 줄 것이란 우려 때문이라는 야당의 지적에 아베 총리는 "외교적 배려가 아니다"라고 반박해왔다.
그러나 아사히는 정부가 시 주석의 방일을 연기한다고 발표한 직후 입국제한 조치를 표명했다고 전하며 정권 관계자를 인용해 "일본과 중국 간 불필요한 마찰을 일으킬 필요는 없다"고 전했다. 마이니치신문도 "중국에 대한 입국제한을 표명하기 쉬운 타이밍이었다"고 전했다.
마이니치는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미즈기와(水際·공항이나 항만에서 검역 등을 통해 전염병의 역내 유입을 차단)대책을 완화 하려는 시점이었기 때문에 놀랐다"고 전했다. 지난 1월 중순부터 일본 내에서의 2차 감염이 확산하고 있어 때늦은 조치라고도 지적했다.
간사이 복지대의 카츠타 요시아키 교수는 "한국에서는 (감염자 수가)증가하고 있지만 중국에선 새로운 감염자가 줄고 있어 '이제서야 조치를 한다'는 느낌이 강하다"며 "감염 방어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아슬아슬한 타이밍"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조치에는 대기 장소도 필요하고 관련 직원도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현장에서 혼란이 일어나지 않을지 우려된다"고 했다.
아베 총리는 전날 총리관저에서 코로나19대책본부회의를 열고 "중국과 한국으로부터의 입국자에 대해 검역소장이 지정하는 장소에서 2주 간 대기하고 국내 공공 교통기관을 사용하지 않을 것을 요청하겠다"고 전했다. 이 조치는 9일부터 3월 말까지 실시 된다.
[이현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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