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정의 내부선 벌써 지분얘기… 민생·녹색·민중 "참여 않겠다"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는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범여 비례 연합정당 창당에 대해 "소수 진보 정당이 국회에 진출해서 다양한 목소리를 낸다는 것이 정치 개혁의 원 목표"라며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 놓을 수 있다"고 말했다. 같은 당 김종대 수석대변인도 "미래통합당이 다수 의석을 점하는 사태를 막기 위한 공동 대책을 논의할 의사가 있다"고 했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최근 비례 연합 정당에 대한 민주당 입장을 들어보기 위해 이해찬 대표에게 회동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함세웅 신부와 문성근씨 등이 주도하는 비례 전문 정당 '정치개혁연합'(가칭) 참여를 적극 검토 중이다.
민주당과 정의당에선 이와 관련한 각종 아이디어가 쏟아졌다. 민주당 지도부의 한 의원은 "우리 당 비례 후보의 당적을 옮겨 연합 정당에 보내는 방식 등을 검토할 수 있다"고 했다. 김종대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민주당 최재성 의원 안(案)도 좋고,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가 낸 안도 좋다"고 했다. '최재성 안'은 민주당이 비례대표 후보를 아예 내지 않는 방안이다. '백낙청 안'은 '지역구는 민주당, 비례 정당 투표는 소수당'으로 전략적 분할 투표를 하자는 것이다. 무소속 손혜원 의원은 이날 "정의당에 11석 이상 보장돼야 합류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이에 김성원 미래통합당 대변인은 "헌정사에 오점을 남길 선거법을 통과시킨 민주당과 정의당이 결국 정치 공학, 지분 다툼에만 몰두하는 양상"이라고 했다.
범여권은 작년 사표 방지 등 '정치 개혁'을 명분으로 온갖 무리수를 동원해 선거법을 강행 처리했다. 하지만 70여일 만에 미래한국당, 정치개혁연합 등 비례 전문 정당이 속출하고 있다. 안철수 전 의원의 국민의당도 지역구를 포기하고 비례대표 선거에만 참여하겠다고 선언했다. 비례 의석을 노린 군소 정당이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선관위 등록 또는 창준위 단계 정당이 70개를 넘어섰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민주당의 비례 연합 정당 참여는 자기들이 만든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취지를 스스로 무너뜨리는 것"이라고 했다.
당초 범여 비례 정당 참여가 거론되던 녹색당과 민중당은 이날 "명분 없는 선거연합은 참여하지 않겠다"고 했다. 민생당 김정화 공동대표도 "미래통합당의 사기 행위 공범이 되겠다는 것인가"라며 참여 반대 의사를 밝혔다.
[김동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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