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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무병장수 꿈꾸는 백세시대 건강 관리법

[건강한 가족] 비법 찾다간 스트레스 더 쌓여요…보건 당국·전문가 조언 따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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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적 근거 없는 예방법 거르고

감염 증상별 대처법 숙지 바람직

가해자·피해자 이분법 논리 위험"

감염병 불안감 다스리기





사람들은 오랜 세월 새로운 감염병에 두려움을 느껴 왔다. 예방 백신과 치료제가 없는 상황에서 누구나 걸릴 수 있기 때문에 불안감은 커진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면서 스트레스를 받는 국민이 적지 않다. 한림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홍나래(대한신경정신의학회 홍보기획이사) 교수는 “코로나19는 알려지지 않은 병이라 정답을 알 수 없어 두려움이 큰 데다 현대사회는 수많은 정보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미디어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들어온다”며 “신뢰할 수 없는 자극적인 정보가 쌓이면서 불안을 조장해 전 국민이 많이 힘들어하는 상황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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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병이 유행할 땐 여러 스트레스 반응이 나타난다. 먼저 불안과 공포가 커지고 감염병에 대한 정보를 검색하는 데 집착하기 쉽다. 의심이 많아져 주위 사람을 경계하고 외부 활동이 줄어 무기력해지는 증상도 나타난다.

감염병 스트레스에 대처하려면 첫째, 믿을 만한 정보에 집중해야 한다. 스트레스 상황에서 사람들은 최대한 많은 정보를 수집해 불안감을 해소하려는 경향이 있다. 이런 불안함에는 순기능도 있다. 불안이 있어야 적극적으로 행동해 감염을 예방하고 대처할 수 있다. 홍 교수는 “내가 감염 가능성이 있을지와 건강 상태에 따른 대처법을 질병관리본부의 공식적인 발표와 감염병 전문가의 설명을 통해 파악하는 게 좋다”며 “누가 무엇을 했는지 캐내고, 감염 예방에 좋다는 검증되지 않은 방법 하나하나에 연연하는 건 스트레스를 가중한다”고 말했다.

소금물로 입을 헹구고 양파·마늘·숯가루가 감염 예방에 좋다는 설이 난무하지만 의학적 근거는 없다. 감염자와 같은 공간에서 숨을 쉬었다는 것만으로 전염된다는 것도 과장이다. 코로나19는 감염자의 콧물·침이 코·입과 눈의 점막을 통해 들어와 전파되므로 밀접한 접촉이 있어야 한다.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김우주 교수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전염력, 전파 경로, 예방법을 정확하게 숙지하면 안전하다”며 “마스크 착용, 손 씻기, 기침 예절을 지키고 주변에 급성 호흡기 증상자가 있다면 빨리 치료받도록 하는 등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고 말했다.

감염병 스트레스는 정상적인 반응

둘째, 감염병에 대한 스트레스는 누구나 경험하는 정상적인 반응임을 받아들이고 주변 사람과 의견을 나눈다. 감염병이 유행하는 상황에서는 많은 사람이 불안·짜증·분노 등 다양한 감정 반응을 보인다. 하지만 신종 감염병에 대한 일반적인 수준의 불안감과 약간의 스트레스는 정상이다. 홍 교수는 “스트레스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점을 받아들이면서 다른 사람과 감정을 공유하면 나만 이렇게 불안하거나 힘든 게 아니라는 걸 알고 마음이 편안해지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부정확한 소문을 전하거나 최악의 상황을 상상하는 건 도움이 안 된다.

셋째, 감정 조절이 지나치게 힘들면 전문가에게 도움을 청한다. 일시적인 불안과 스트레스는 우울증이나 불안 장애는 아니다. 하지만 이런 감정이 장기화하면 문제될 수 있다. 홍 교수는 “잠을 잘 자지 못하고 입맛이 떨어지며 가슴이 두근거리는 등 신체 증상이 나타나고 일상생활에 방해가 될 정도로 감정 조절이 힘들면 전문가의 진료를 받아봐야 한다”며 “지금은 병원에 오는 것 자체를 꺼려 이런 문제로 진료받는 환자는 없지만 기존에 불안증·우울증으로 병원에 다니던 환자 중에는 증상이 악화한 경우가 꽤 있다”고 말했다.

자녀가 두려움 느끼지 않게 관심을

넷째,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인터넷상 정보에 민감한 아이들은 과도한 불안, 두려움이나 스트레스를 경험할 수 있다. 아이들은 감염병에 대해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아이들 수준에 맞춰 침착하게 설명해 주는 것이 좋다. 최근 감염병에 대해 자녀가 어떻게 알고 있는지 묻고, 자녀가 걱정을 많이 한다면 왜 그런지 대화로 풀어보는 게 도움된다. 아이의 질문에 부모가 정확한 답을 모르면 당황해 얼버무리거나 대답을 피할 게 아니라 자녀에게 믿을 만한 정보의 출처를 알려주고 함께 정보를 찾아본다.

마지막으로 격리된 환자·가족에게도 격려가 필요하다. 지나친 불안과 공포로 적대감을 조장하는 건 공동체의 면역력을 해친다. 격리는 질병의 확산을 막기 위해 불가피한 조치로 격리 대상자는 격리를 준수해야 할 책임이 있다. 하지만 격리 당사자와 가족에게는 스트레스가 크다. 자신의 질병 경과에 대한 현실적인 불안, 자신으로 인해 격리된 가족이나 지인에 대한 미안함, 격리에 따른 고립감 등 다양한 원인으로 정신적 어려움을 겪는다.

격리된 상황에서는 스마트폰 등 IT기기를 이용해 가족·친구들과 영상 통화를 하면서 고립감을 줄이고 정확한 정보를 확인해 불안감을 다독이는 게 좋다. 홍 교수는 “감염병은 공동체 의식을 갖고 해결해야 하는 부분이라서 가해자·피해자로 나눌 수 있는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며 “갈등 구도를 만드는 건 현 상황에서는 별 도움이 안 된다”고 말했다.

■ 열난다고 응급실 가지 말고, 사나흘 관찰 후 1339 전화 문의



상태별 행동 수칙

일반국민 - 흐르는 물에 비누로 손을 30초 이상 꼼꼼하게 씻어야 한다. 손 소독제를 쓸 땐 손등·손톱 밑, 손가락 사이까지 문질러 닦아야 한다. 씻지 않은 손으로 눈·코·입을 만지지 않는다. 기침·재채기를 할 땐 옷소매로 입과 코를 가려야 한다. 사람이 많은 곳엔 방문을 자제하고 발열·기침 등 증상이 있는 사람과는 접촉을 피한다. 김우주 교수는 “외출이 불가피하면 마스크를 착용하고 손 세정제를 수시로 사용하는 게 좋다”며 “간혹 공공장소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활보하는 사람이 있는데 본인뿐 아니라 주변인은 물론 사회 전체를 위험에 빠지게 하는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고위험군 - ▶임신부 ▶65세 이상 ▶당뇨병·심부전·신부전·암·천식·만성 폐쇄성 폐 질환 등 만성질환자는 감염에 취약한 고위험군이다. 코로나19의 임상적 특성을 보면 특히 노인과 만성질환자 같은 취약 집단에서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이들은 많은 사람이 모이는 장소에 가지 않아야 한다. 불가피하게 의료기관을 방문하거나 여러 사람이 모이는 장소에 가야 할 때는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한다.

의심증상자 - 열·기침이나 목 아픔, 코 막힘, 콧물 같은 가벼운 호흡기 증상이 있는 사람은 등교·출근을 하지 말고 외출을 자제하는 게 좋다. 코로나19는 초기 증상이 심하지 않아 일반 감기와 유사하고, 이 시기에 바이러스의 배출량이 많아 지역사회 전파가 빠르다. 증상은 경미하면서 전염력이 높다. 집에서 충분히 휴식을 취하면서 3~4일 경과를 관찰한다. 증세가 가벼운 환자는 굳이 큰 병원에 가지 않아도 된다. 큰 병원은 중증 환자 진료에 집중해야 한다. 만일 38도 이상 고열이 나고 증상이 심해지면 질병관리본부 콜센터(1339)나 보건소에 문의하거나 선별진료소를 방문해 진료받아야 한다. 의료기관 방문 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가능한 자가 차량을 이용해 이동한다. 의료진에게는 해외여행력과 호흡기 증상자와의 접촉 여부를 알린다.

자가 격리 대상자 - 자가 격리 대상자는 격리 장소 내에만 머물러야 한다. 식사는 혼자서 하고, 수건·식기 등은 개인 물품을 사용하며 가족·동거인과 가능한 접촉하지 않아야 한다. 불가피하게 대화를 해야 할 때는 얼굴을 맞대지 않고 마스크를 쓴 채 2m 이상 거리를 둬야 한다. 진료 등 외출을 꼭 해야 하면 반드시 관할 보건소에 먼저 연락해야 한다.

이민영 기자 lee.m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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