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9번째 부동산대책을 예고했다. 경기 남부권인 '수원·용인·성남(이하 수용성)' 등이 풍선효과로 과열되면서 정부가 20일 추가 대책을 내놓는다.
지난해 12.16대책 이후 두달여만이다. 당시 세금과 대출 모두 옥죄는 초강력대책이었지만 비규제지역, 9억원 미만 주택을 중심으로 부푸는 풍선효과를 막지는 못했다.
이번 정부에선 과거와 달리 문제가 되는 지역만을 정밀타격하는 '핀셋규제'를 이어가고 있지만 되레 풍선효과와 뒷북대책만을 양산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풍선효과를 사전에 차단하지 못하는 이상 20번째, 21번째 대책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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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대책 나올까
국토교통부는 지난 18일 "수도권 일부지역의 이상과열 현상에 대해 관계부처간 긴밀한 협의를 거쳐 대응방안을 마련하고 현재 절차를 진행중에 있다"며 "절차가 완료되는 대로 이번주 내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일 주거정책심의위원회에서 논의후 발표할 계획이다.
현재 거론되는 대책은 수용성 지역 가운데 규제지역으로 묶이지 않은 수원 권선·영통·장안구 등을 조정대상지역으로 묶는 방안이다. 이외에도 집값이 큰폭으로 뛴 대전도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있다.
현재 수용성 가운데 수원 팔달구, 용인 수지·기흥 등은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돼 있다. 서울 전역, 과천, 성남, 광명, 구리, 안양 동안구, 광교 하남, 고양 일부, 남양주 일부, 동탄2, 세종시 등도 조정대상지역이다.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되면 주택담보인정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각각 60%, 50%를 적용하고,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및 장특공제 배제 등의 대출과 세금규제를 받는다.
조정대상지역에 대한 대출규제가 느슨하다는 지적이 있어 이를 더 조이는 방안도 거론된다. LTV를 50%로 강화(DTI는 50% 유지)하거나 LTV와 DTI를 모두 강화해 각각 50%, 40%로 낮추는 식이다.
12.16대책 이후 수용성을 비롯해 '노도강(노원 도봉 강북)' 지역의 9억원 미만 아파트 값이 큰 폭으로 오르면서 9억원 미만 아파트에 대해서도 LTV한도를 축소하거나 금액기준을 9억원 밑으로 낮추는 방안 등도 거론된다.
12.16대책에서 9억원 넘는 주택의 LTV를 40%에서 20%(9억원 초과분)로 축소했다. 그러자 9억원 미만의 아파트에서 풍선효과가 나타났다.
◇ 핀셋규제→풍선효과→ 뒷북대책 악순환
이같은 19번째 대책이 근본적으로 시장 과열을 잠재울수 있을지에 대해선 여전히 우려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풍선효과가 반복되면서 뒤늦게 규제를 가하는 '뒷북' 대책이 되풀이되고 있다. 자칫 20번째, 21번째 대책이 줄줄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전망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두더지게임처럼 튀어나오면 뒤따라가면서 망치로 치는 식"이라면서 "시중에 돈은 많고 대체 투자처가 마땅치 않아 대출이나 세금으로 아무리 압박하더라도 이런 상황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명숙 우리은행 부동산투자지원센터 부장도 "애초에 문제가 되는 지역에 대해서만 핀셋규제를 한 것이 결과적으로 뒷북만 치게 만들었다"면서 "유동성이 풍부해 자금들이 지역을 옮겨다니는 상황이어서 핀셋규제를 이어가는한 뒷북만 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셋값이 오르면서 대출규제 또한 무력화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분양가상한제 시행 등으로 청약대기 수요가 늘고, 규제로 인해 무주택자로 남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전셋값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안명숙 부장은 "전셋값이 오르면서 매매가 대비 전세가율이 높아지면 대출규제로 묶는 효과가 떨어진다"고 꼬집었다. 이어 "다주택자들은 이미 반전세로 전환하거나 전셋값을 올려 세금으로 나가는 돈을 메우고 있다"면서 "이 점이 또 다주택자들이 버틸 수 있게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4월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에서 추가 규제를 부담스러워하는 점도 시장 혼선을 부추기고 있다. 정부 내에서 수용성 규제가 거론되자 표심을 의식한 민주당에서 반대하는 듯한 분위기가 흘러나오고 협의 절차가 지연되고 있는 점 등이다. 이 때문에 세게 묶지도 못하고 모호한 대책들만 나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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